‘이태원 참사’ 당시 서울청에 지휘부는 없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권구성 2022. 11. 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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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압사 참사 당시 서울의 치안 상황을 책임지던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이 112 상황실에서 자리를 비운 것으로 파악됐다.

주말 당직 때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지만, 참사가 벌어지고 1시간이 넘게 지난 오후 11시39분까지 112 상황실에서 자리를 비운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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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상황관리관 1시간 넘게 자리 비워
업무태만에 류미진 총경 대기발령
용산서장과 함께 특수본 수사 의뢰
이태원 압사 참사 당시 서울의 치안 상황을 책임지던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이 112 상황실에서 자리를 비운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한복판에서 156명이 숨지는 최악의 참사가 벌어지는 동안 서울경찰청은 사실상 지휘부 공백 상태였다. 경찰은 상황관리관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는 등 수사와 감찰의 범위를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본청 전경. 뉴스1
3일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참사 당시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으로 당직 근무를 섰던 류미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총경)을 대기발령하고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 수사를 의뢰했다. 특별감찰팀은 “류 총경이 상황관리를 총괄해야 함에도 이를 태만히 하여 상황 인지 및 보고가 지연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은 서울 지역에서 발생하는 사건 접수와 처리를 총괄한다. 주말 당직 때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지만, 참사가 벌어지고 1시간이 넘게 지난 오후 11시39분까지 112 상황실에서 자리를 비운 것으로 파악됐다. 이태원 참사 당일 오후 6시34분 최초로 ‘압사’가 언급된 신고 전화 등의 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을 비롯해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보고가 늦어진 상황이 류 총경이 부재 중이었던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특별감찰팀은 전날 대기발령된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총경)도 특수본에 수사 의뢰했다. 이 총경 역시 관할인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와 관련한 책임과 더불어 김 청장에게 오후 11시36분에서야 전화로 늑장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체계를 제대로 지켰는지 등이 수사를 통해 가려질 전망이다.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경찰은 물론 정부 전반의 보고체계와 상황 전파에 대한 문제 제기도 커지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역시 참사 당일 오후 11시20분 비서실 직원을 통해 상황을 전파받았는데, 행안부 상황실이 내부 공무원들에게 발송한 1단계 긴급 문자 대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행안부 상황실은 이 장관을 비롯한 장·차관들에게는 11시19분 2단계 긴급문자부터 발송했다. 김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소방 1단계로 전파된 부분을 장·차관까지 다 보내면 너무 많아서 상황관리가 어려워진다. 그런 차원에서 이해해달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행안부는 “주최자가 없는 축제·행사 등도 안전 관리 대상에 포함시키는 재난 및 안전 관리 기본법 의원 발의안과 연계해 행안부에서 세부 규정으로 가칭 ‘다중밀집 인파사고 안전 관리 지침’을 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도 공연장 재난대응 매뉴얼 등을 보완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전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 헌화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합동분향소 조문을 마친 뒤 참모들을 불러 “국가애도기간이 끝난 뒤에도 유가족과 부상자를 곁에서 도울 수 있는 통합지원센터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전하고 “총리실 내에 관계부처 합동으로 만들어질 이태원 사고 원스톱 통합지원센터에서는 사망자 장례와 부상자 치료, 구호금 지급, 심리치료 등 필요한 모든 조치가 원스톱으로 한자리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국가트라우마센터를 중심으로 사고 트라우마 극복과 심리치료에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이 부대변인은 “유가족과 부상자, 목격자와 현장 대응인력에 대한 치료는 물론 심리적 스트레스를 겪는 국민을 대상으로도 필요한 서비스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권구성·송은아·이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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