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서구세계 위협하는 중앙유럽의 소멸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출간된 '납치된 서유럽-혹은 중앙 유럽의 비극'은 체코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밀란 쿤데라가 1967년과 1983년 기고한 에세이 두 편을 묶은 책이다.
"중앙 유럽의 진정한 비극은 러시아가 아니라 유럽이다"라는 것이 핵심 메시지다.
서유럽은 유럽 통합과 세계화로 나아가면서도 그들과 역사적·문화적 뿌리를 공유하는 중앙 유럽은 외면했다.
쿤데라는 중앙 유럽 약소국들이 언어·문화 등 정체성을 잃을 경우 서구 세계마저 파괴될 것이라며 서구의 각성을 요구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밀란 쿤데라 지음, 민음사 펴냄
최근 출간된 ‘납치된 서유럽-혹은 중앙 유럽의 비극’은 체코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밀란 쿤데라가 1967년과 1983년 기고한 에세이 두 편을 묶은 책이다. 그동안 한번도 단행본에 수록되지 않았다가 2021년 11년 프랑스 출판사 갈리마르에서 출간됐다. 몇 개월 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사태를 예견한 글로 화제를 모았다.
“중앙 유럽의 진정한 비극은 러시아가 아니라 유럽이다”라는 것이 핵심 메시지다. 쿤데라에 따르면 체코·헝가리· 폴란드 등 이른바 중앙유럽은 원래 로마 카톨릭에 뿌리를 둔 서유럽 문화권에 속했다. 하지만 러시아(당시 소련)의 서진으로 ‘슬라브 세계’라는 실체 없는 개념에 묶이게 된다. 중앙 유럽인들은 헝가리 혁명(1956), 프라하의 봄(1968), 폴란드 봉기(1956·1968·1970) 등 저항 운동을 펼치지만 실패로 끝난다.
결국 중앙 유럽은 존재감마저 점차 희미해진다. 그 망각과 소멸을 가장 강력하게 추동한 것은 서유럽이었다. 서유럽은 유럽 통합과 세계화로 나아가면서도 그들과 역사적·문화적 뿌리를 공유하는 중앙 유럽은 외면했다. 쿤데라는 중앙 유럽 약소국들이 언어·문화 등 정체성을 잃을 경우 서구 세계마저 파괴될 것이라며 서구의 각성을 요구한다. 1만1000원.
최형욱 기자 choihuk@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자처 '尹 멘토' 천공 '이태원 참사, 엄청난 기회 온 것'
- '토끼 머리띠' 男 '코난놀이 그만 좀…경찰 조사 받았다'
- '운구비 없는데'…이영애, 숨진 러시아인 '돕고 싶다'
- '혹독한 겨울' 온다…'사우나, 혼자하지 말라' 호소나선 이 나라
- '양산 여중생 집단폭행' 10대들…'성착취물도 찍었다'
- '성관계 거절하자 생활비 끊은 남편…어떻게 해야 할까요?'
- '96kg인 날 꺼내…무 뽑듯 30명 구한 흑인男 찾습니다'
- 잘 나가던 임블리도 결국…우후죽순 쇼핑몰 폐업 늘었다
- 소지섭 스릴러 통했다…'자백', 파리한국영화제서 호평 릴레이
- 29년 전 '압사 참사' 홍콩…핼러윈 축제, 한국과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