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인니, KF-21 분담금 구체적인 납부 방안 찾는다

KAI, 인니 측과 분담금 납부 일정 협의 준비
LAH·수리온 등 인니 헬기시장 진출도 모색
인니, 연체금 일부 납부…공동개발 의지 확인

박태성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가 자카르타에서 열린 ‘제9회 인도 디펜스 2022’(Indo Defence 2022)에 참여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KAI 제공]

[헤럴드경제=자카르타(인도네시아) 국방부 공동취재단·신대원 기자]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공동개발 지속을 위한 한국과 인도네시아 간 협의가 진전되는 분위기다.

양국은 인도네시아 측의 연도별 분담금 납부 스케줄을 구체화하는 협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KF-21 개발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인도네시아 정부와 계약 이행력을 높이기 위한 협상을 준비중이다.

KF-21 분담금 납부에 관한 계약(CSA, Cost Sharing Agreement)을 손질해 인도네시아의 연도별 분담금 납부액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할 것으로 보인다.

KF-21 사업에 정통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작년 11월 실무협상을 통해 인도네시아 측의 분담금 총액을 1조6000여억원으로 확정했다”며 “앞으로 이를 언제 얼마씩 이행할지 등을 계약 내용에 담는 방향으로 후속 협의를 준비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의 분담금 연체 문제는 내년까지는 결론이 나야 사업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다.

KAI 입장에서는 내년을 넘겨 2~3년 뒤까지 이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인도네시아로 기술이전, 시제기 제공 등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현재 KAI와 인도네시아 측 모두 분담금 관련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접점을 찾고 있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1일 연체금액 중 일부인 94억원을 납부했다.

큰 액수라고는 할 수 없지만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와 금융·자본시장 불안 속 가용자금을 최대한 모아 분담금 납부 재개에 나선 것이다.

이는 KF-21 공동개발 협력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게 우리 정부와 방산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강구영 KAI 사장도 2일(현지시간) 자카르타에서 개막한 ‘제9회 인도 디펜스 2022’(Indo Defence 2022) 계기에 한국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인도네시아와 KF-21사업 협력을 지속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KAI는 이 같은 협력관계를 기반으로 향후 인도네시아 헬기시장 진출도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강 사장은 “인도네시아가 KAI의 소형무장헬기(LAH)와 한국형기동헬기 수리온(KUH-1)의 첫 수출국가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며 “인도네시아 지형 특성상 단거리 이동수단으로서 수송용 헬기의 수요가 있을 것이고, 긴급 수송헬기와 테러 대응 무장헬기의 잠재적 시장으로도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국방부 사무차관을 역임한 에리스 에리안토 전 방위산업정책위원회 사무총장은 인도 디펜스 2022 전시장에서 한국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인도네시아는 자주국방을 이루기 위해 방위산업 생태계를 육성해야 하는데 한국은 이를 위한 매우 훌륭한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항공분야, 정밀유도무기 등 분야에서 인도네시아와 한국은 서로 기술적으로 협력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