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음식이 빚어낸 세상···인간 삶을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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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일'은 삶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 비해 빈번히 저평가를 받는 일 중 하나다.
우리의 생명 유지에서 음식은 떼놓을 수 없는 존재지만, 음식을 먹을 때 맛보다 가성비를 따지고 바쁜 일상에서 '밥 먹는 시간'을 가장 먼저 희생하곤 한다.
그 싸움을 포기하고 우리 역시 자연의 불가분한 일부이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쇠약해지는 존재로서 자연에 기댈 수밖에 없음을 인정해야 문제 해결의 방향이 잡힌다고 책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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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린 스틸 지음, 메디치미디어 펴냄
‘먹는 일’은 삶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 비해 빈번히 저평가를 받는 일 중 하나다. 우리의 생명 유지에서 음식은 떼놓을 수 없는 존재지만, 음식을 먹을 때 맛보다 가성비를 따지고 바쁜 일상에서 ‘밥 먹는 시간’을 가장 먼저 희생하곤 한다. 영국의 건축가이자 사상가인 캐롤린 스틸의 신간 ‘어떻게 먹을 것인가’는 음식을 통해 우리 사회가 처한 문제를 살펴보면서 개선의 방향성을 모색해 본 인문 에세이다. 책은 음식이 삶의 거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을 쉼 없이 환기한다. 원제목인 ‘시토피아(Sitopia)’부터가 그리스어 ‘음식(sitos)’과 ‘장소(topos)’의 합성어로 우리가 음식으로 형성된 세계에 살고 있다는 저자의 인식을 반영한다.
저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의 핵심에는 모든 생명체의 근본 질문인 ‘어떻게 먹어야 하는가’가 있다”며 먹는 일의 윤리적 성격부터 짚는다. 이어 몸, 집, 사회, 도시와 시골, 자연, 시간 등 우리네 삶을 구성하는 요소의 이면과 위기 상황을 살핀다. 유럽, 미국 등에 만연한 비만은 산업화된 식품, 기업의 초가공식품이 사람들의 미각을 흐려놓으면서 그런 음식들만 찾게 된 결과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저 ‘잠만 자는 공간’으로 전락한 집의 의미를 되살리는 작업은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시작할 수 있다. 또한 좋은 사회는 ‘너의 이웃을 너 자신처럼 먹여라’라는 좌우명 아래 세워질 것이라며 사람을 살리는 길도 음식에서 찾을 수 있다고 책은 말한다.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 영속농업의 사례도 일종의 대안으로 소개한다.
음식을 바라보는 관점은 자연, 시간 같은 근본적 존재와도 직결된다. 음식은 자연과 세상사 질서의 표상이다. 인간이 자연을 음식을 얻으려는 수단으로 바라보며 지배하려고 했기에 기후위기와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그 싸움을 포기하고 우리 역시 자연의 불가분한 일부이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쇠약해지는 존재로서 자연에 기댈 수밖에 없음을 인정해야 문제 해결의 방향이 잡힌다고 책은 말한다.
이미 고도로 도시화, 산업화, 개인화된 사회에서 가망 없는 유토피아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장수하는 지역을 살펴보면 주민들이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단순한 일상 속에 스스로 만족하며 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고 책은 말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한 지역도 장수하는 곳 중 하나인데, 여기는 자본주의의 첨병 격인 아마존 물류센터의 손길이 닿지 않는다. 2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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