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김치 재료비 맵네 …"차라리 사 먹는게 싸"
깐마늘·양파 등 채솟값 올라
4인가족 기준 26만원 들어
작년보다 10% 이상 증가
원가 부담 커진 포장김치
가격 올렸지만 수요 늘어
배추와 무를 비롯한 주요 김장 재료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올해 김장 비용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3일 매일경제가 배추, 무, 깐마늘, 쪽파, 고춧가루, 천일염, 새우젓 등 주요 김장 재료 12종의 대형마트 판매가격을 조사해 지난해와 비교한 결과 4인 가족 기준 올해 김장 비용은 26만7039원으로 지난해(24만1669원) 대비 10.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재료인 배추는 지난여름 잦은 강우와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강원도 고랭지 생산량이 급감하는 등 작황 불안으로 생산이 줄어든 탓에 가격이 급등했다. 한때 포기당 1만원을 넘어섰던 배추 가격은 지난달 중순부터 출하가 본격화하면서 안정세로 돌아섰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 2일 기준 대형마트에서 배추 20포기 가격은 6만9600원으로 지난해(4만9600원) 대비 40.3% 올랐다.
무 가격도 기상 악화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고공행진 중이다. 5개 구입 비용이 1만1400원으로 전년 대비 57.2%나 급등했다. 깐마늘 가격 역시 31% 올랐다. 마늘 성장기인 4~5월 냉해와 가뭄으로 생육 부진이 발생한 탓이다. 이에 따라 정상품 비중이 줄고 비정상품 비율이 늘어나면서 정상품 시세가 상승했다는 게 마트 업계 설명이다.
대파와 양파 같은 양념채소 가격도 일제히 강세다. 대파는 태풍을 비롯한 기상 악화로 출하 물량이 감소한 데다 10월 이른 추위가 찾아온 탓에 생육이 부진해 정상품 비중이 줄었고, 양파는 재배면적 감소와 작황 부진으로 출하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소금값도 기상 여건 악화와 신안을 포함한 소금 주 생산지 면적 감소로 지난해보다 비싸졌다. 천일염 가격은 6㎏ 기준 2만2500원으로 지난해보다 16% 올랐다.
김장 재료 가격 상승 영향으로 포장김치 제조업체들의 원가 부담도 커지고 있다. 대상의 김치 브랜드 '종가'의 올해 3분기 기준 포장김치 평균 생산원가는 지난해보다 약 20%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상은 10월 1일부로 포장김치 가격을 평균 9.8% 올린 바 있다. CJ제일제당은 이에 앞서 지난 9월 15일부로 '비비고' 포장김치 가격을 평균 11% 인상했다.
포장김치 가격이 인상되기는 했지만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원재료 가격이 더 큰 폭으로 오르면서 집에서 김치를 담가 먹는 것보다 포장김치를 사 먹는 게 비용 부담이 덜한 데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보관과 휴대가 용이한 포장김치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포장김치 누적 매출액은 228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79억원) 대비 약 10% 성장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배추와 무 가격은 차차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원은 지난 2일 발간한 농업관측보고서에서 이달 배추 출하량이 1년 전보다 11.8% 증가하면서 도매가격이 평년 수준으로 안정되고, 12월에는 지난해나 평년보다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현 기자 /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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