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원유(原乳) L당 52원 인상…내년부터는 49원 적용

L당 996원 적용…올해까지는 유예분 감안해 999원 적용
농가 인센티브·낙농진흥회 결정 구조 등도 개편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우유 제품의 모습. 2022.10.17/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내년부터 원유(原乳) 1L당 49원이 인상된다. 다만 8월부터 인상돼야 했던 원유가 조정되지 못했던 만큼 올해까지는 3원 높은 52원 인상 금액이 적용된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낙농진흥회 이사회에서 원유 기본 가격을 L당 49원 인상한 L당 996원으로 책정했다.

생산자와 유업계의 가격조정 협상이 길어지면서 8월부터 조정된 가격을 적용하지 못하는 상황을 감안해 올해까지 3원을 추가로 지급한다.

가공유는 내년 1월부터 L당 800원이 적용된다.

지난 9월 20일 낙농가와 유업계가 협상에 돌입한지 40여일 만에 합의가 이뤄졌다.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에서 음용유용 원유가격은 농가의 생산비와 시장상황도 함께 고려한다. 그간 생산비만을 기준으로 책정해왔던 것과는 달리 수요 등을 분석해 원유가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현행 생산비 연동제는 공급이 수요보다 많더라도 기름값 상승 등을 이유로 생산비가 증가하면 가격협상 범위를 넓혀야 했다. 이는 원유 수급상황과 수요가 부합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지적돼 왔다.

농식품부는 이번 개선을 통해 공급이 과잉될 때에는 생산비 상승분의 30~70% 범위 내에서원유 기본가격을 인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공유 가격은 경영비 상승분을 고려하되 유업체가 실제 지불하는 가공유 가격과 국제경쟁가격과의 차액을 기준으로 시장 상황을 판단하도록 설계됐다.

국제 가격과 L당 150원 이상 차이가 발생할 경우 경영비가 증가하더라도 가격을 인하하거나 소폭으로만 인상이 가능하다.

농가의 생산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센티브 구조도 조정한다.

우유 품질에 따라 지급받는 인센티브는 유성분(유지방·유단백)과 위생(체세포수·세균수) 부분만 있어 왔던 것을 산차와 우유군 검정사업에 참여하는 경우에도 받을 수 있게 된다.

낙농가 평균 산차와 성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농식품부는 보고 있다. 하지만 모든 낙농가에 적용에 어려울 것을 고려해 산차와 유우군 검정사업 인센티브는 전국적인 시행 여건이 마련된 이후 적용할 계획이다.

특히 유지방 최고구간을 4.1%에서 3.8%로 낮춤으로써 농가의 수취가격은 리터당 3~3.5원 늘고, 과도한 사료투입을 줄여 생산비는 리터당 30원 이상 절감될 것으로 농식품부는 내다봤다.

낙농진흥회 의사결정구조도 개편된다.

농식품부는 낙농진흥회 이사회 개의 조건을 재석이사 과반수 참석으로 개선하고, 의결 조건은 참석이사 과반수 찬성에서 재석이사 과반수 찬성으로 강화한다.

그간 정관에 규정되지 않았던 임원추천위원회 운영 규정을 신설해 회장, 이사, 감사 선임의 투명성을 높인다. 이사회를 통해 합의된 정관은 낙농진흥회 총회 의결 및 농식품부 인가를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사회 이후에도 낙농제도 개편과 관련된 후속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음용유 소비가 감소하고, 가공유 소비가 늘어나는 수요변화를 감안해 시장 수요 변화에 따른 용도별 물량조정 방안을 도입하기 위해서다.

김정욱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이번 이사회 의결로 정부가 추진해 온 낙농제도 개편이 결실을 맺게 됐다"며 "그간 논의 과정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낙농산업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 낙농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