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리 모인 경제·금융수장 "불확실성 커져 … 필요땐 안정조치"

김정환, 류영욱 2022. 11. 3. 17: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한은 금리정책 변수 늘어 고심
9월 실질실효환율 97.19 기록
원화 구매력 10년전 수준 추락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왼쪽부터)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박형기 기자>

미국이 사상 처음으로 4회 연속으로 자이언트스텝을 밟으면서 한국 경제에 원화값 하락, 고물가, 고금리 등 후폭풍은 더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3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원화의 실질실효환율(2010년 100 기준)은 9월 기준 97.19로 2012년 5월(97.11) 이후 10년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실질실효환율은 세계 60개 주요국 물가와 교역 비중을 고려해 구매력 기준으로 각국 통화의 실질적인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수치가 낮을수록 다른 나라에 비해 통화가치가 저평가됐다는 것을 뜻한다.

실질실효환율은 외환위기 국면인 1998년 1월(72.32) 사상 최저를 기록한 뒤 회복돼 꾸준히 고평가(100 이상) 영역에 들었지만 올해 들어 크게 하락해 100선이 무너졌다. 9월 한국의 실질실효환율 하락률은 영국(-3.9%), 일본(-3.2%)에 이어 주요국 중 3위로 원화가치 하락폭이 컸다.

특히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으로 3년3개월 만에 한미 기준금리 차가 1%포인트까지 벌어지면서 가뜩이나 하락 압력이 심해진 원화값도 추가로 떨어질 공산이 커졌다. 미국발 금리 급등으로 인해 '한미 금리 역전→자본 유출→원화값 하락→수입물가 상승→국내 물가 악화' 흐름이 강해지며 한국 경제의 위험 요인이 확대된 것이다. 당장 오는 24일 올해 마지막으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경제계에서는 이달 한은의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면서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할지,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반면 10월 소비자물가가 5.7% 오르며 물가 정점 통과 여부가 불분명한 데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커지며 외국인 자금이 유출될 위험이 우려되는 만큼 사상 첫 2연속 빅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경제·금융당국 수장들은 일제히 자본시장 변동성에 대한 경각심을 내비쳤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이창용 한은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경계감을 유지하며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시장 상황 점검회의에서 "국내 금융·외환시장이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음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경우 적시에 시장 안정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환 기자 / 류영욱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