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리 모인 경제·금융수장 "불확실성 커져 … 필요땐 안정조치"
한은 금리정책 변수 늘어 고심
9월 실질실효환율 97.19 기록
원화 구매력 10년전 수준 추락
미국이 사상 처음으로 4회 연속으로 자이언트스텝을 밟으면서 한국 경제에 원화값 하락, 고물가, 고금리 등 후폭풍은 더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3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원화의 실질실효환율(2010년 100 기준)은 9월 기준 97.19로 2012년 5월(97.11) 이후 10년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실질실효환율은 세계 60개 주요국 물가와 교역 비중을 고려해 구매력 기준으로 각국 통화의 실질적인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수치가 낮을수록 다른 나라에 비해 통화가치가 저평가됐다는 것을 뜻한다.
실질실효환율은 외환위기 국면인 1998년 1월(72.32) 사상 최저를 기록한 뒤 회복돼 꾸준히 고평가(100 이상) 영역에 들었지만 올해 들어 크게 하락해 100선이 무너졌다. 9월 한국의 실질실효환율 하락률은 영국(-3.9%), 일본(-3.2%)에 이어 주요국 중 3위로 원화가치 하락폭이 컸다.
특히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으로 3년3개월 만에 한미 기준금리 차가 1%포인트까지 벌어지면서 가뜩이나 하락 압력이 심해진 원화값도 추가로 떨어질 공산이 커졌다. 미국발 금리 급등으로 인해 '한미 금리 역전→자본 유출→원화값 하락→수입물가 상승→국내 물가 악화' 흐름이 강해지며 한국 경제의 위험 요인이 확대된 것이다. 당장 오는 24일 올해 마지막으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경제계에서는 이달 한은의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면서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할지,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반면 10월 소비자물가가 5.7% 오르며 물가 정점 통과 여부가 불분명한 데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커지며 외국인 자금이 유출될 위험이 우려되는 만큼 사상 첫 2연속 빅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경제·금융당국 수장들은 일제히 자본시장 변동성에 대한 경각심을 내비쳤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이창용 한은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경계감을 유지하며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시장 상황 점검회의에서 "국내 금융·외환시장이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음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경우 적시에 시장 안정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환 기자 / 류영욱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단독] 사고당일 소방인력 60명 현장 순찰했지만...참사 보고 없었다 - 매일경제
- 野 "최종 책임자는 윤석열" 與 "이재명 웃음기 가득" 이전투구 - 매일경제
- 초록마을 만두에서 왜 목장갑이…“제품 판매 무기한 중단” - 매일경제
- 땅속으로 꺼진 양양 편의점...대형 싱크홀 원인 보니 - 매일경제
- 목에 동전만한 혹이?...블랙핑크 지수, 건강이상설 휩싸여
- 성소, 이태원 참사 배려없는 ‘핼러윈’ 코스프레
- 신고 없이 유료 외부강의 산업부 공무원 15명 적발 - 매일경제
- “연말까지 부담 더 커질까”...물가 상승에 할인전 줄취소 - 매일경제
- “하늘로 간 아빠 생각이 났다고…카타리나는 아직 어리다” [MK현장] - MK스포츠
- 박혜민? 고의정? 이선우? 이소영 짝은 누구일까 “결정은 했는데…” [MK현장]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