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연말 年8% 뚫을듯 "월급 절반을 빚 갚는데 쓸판"
연봉 7000만원, 4억 빌린 경우
매달 원리금만 300만원에 육박
한미 금리인상 속도 감안하면
내년 대출금리 10% 달할수도
미국이 네 번째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국내 대출 금리도 빠르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과감한 금리 인상에 대응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대출 금리가 기준금리 상승폭만큼 올라도 올해 말쯤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최고 금리가 연 8%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엔 대출 금리 상단이 두 자릿수를 찍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저금리 때 빚을 내 집을 산 중산층과 서민의 이자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대표 대출상품 금리는 주택담보부터 전세, 신용대출까지 종류에 상관없이 상단이 연 7%를 넘는다. 하지만 이 같은 수준은 이번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상 효과가 아직 반영되지 않은 금리다.
11월 FOMC의 금리 0.75%포인트 인상 효과가 더해지고, 컨센서스대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2월 FOMC 때 연방기금금리를 또다시 0.5%포인트 올린다면 국내 대출 금리 상단은 연말에 모두 연 8%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조윤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발언하고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인용했듯이 한은은 정책금리를 결정할 때 실질적으로 연준에서 독립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과 채권 수익률 상승 등을 통해 상당 부분 은행 대출 금리 인상에 반영된다.
이에 따라 대출 이자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연 소득이 7000만원인 A씨가 주담대 4억원을 30년 만기의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갚을 경우 금리가 연 3%일 때 매달 내야 할 돈은 168만원이었다. 하지만 지난 1년간 코픽스 상승분(2.11%포인트)만큼 오른 연 5.11% 금리를 적용하면 A씨의 원리금 상환액은 월 217만원으로 늘어난다. 금리가 연 7%면 매달 갚아야 할 돈이 266만원, 앞으로 금리가 연 8%가 되면 293만원으로 치솟는다. 단순 계산이지만 월급의 절반을 주담대 빚을 갚는 데만 쏟아부어야 할 정도다.
대출 금리는 당분간 계속 오를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내년엔 대출 금리 상단이 연 9~10%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종착 금리 수준은 지난번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이번 발언으로 볼 때 연준은 12월 FOMC에서 경제전망요약(SEP)을 통해 5%대 종착 금리를 제시할 것이란 관측이 거론되고 있어서다. 한은이 이런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에 대응해 오는 2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최소 0.25%포인트 올리는 데 이어 내년에도 인상폭을 늘리며 따라간다면 대출 최고 금리는 연 10%에 근접할 가능성도 있다.
[임영신 기자 /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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