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박단유 S-오일 챔피언십 1R 2위, 투어카드 상실 위기에서 분전
입회 8년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투어 신인자격을 딴 박단유(27)가 투어 카드를 잃을 위기에서 부쩍 힘을 냈다.
박단유는 3일 제주도 엘리시안 제주CC(파72·6711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에쓰오일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 1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 6개를 잡고 6언더파 66타를 쳐 정연주(8언더파 64타)에 2타 뒤진 2위로 나섰다. 임진희, 유지나, 김희지가 공동 3위(5언더파 67타)에 올랐고 시즌 5승을 노리는 박민지가 4언더파 68타로 공동 6위로 출발했다.
올시즌 상금랭킹 77위(1억 728만원)인 박단유는 시즌 종료까지 상금 60위 안에 들어야 투어 카드를 지킬 수 있다. 그밖으로 밀려나면 2부투어 상위권 선수들과 지옥같은 시드전을 치러야 한다.
마지막 2개 대회를 남기고 박단유는 초인적인 힘을 발휘했다. 10번홀에서 출발한 박단유는 12번홀(파3)부터 4홀 연속 버디를 낚으며 상위권으로 올라섰고, 후반들어 버디 2개를 더하며 깔끔한 첫날 라운드를 보냈다. 박단유는 “오늘 오전에 바람이 안 불어 이럴 때 점수를 많이 내자고 한게 통했다”고 말했다.
박단유에게 정규투어 카드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2015년 5월 KLPGA에 입회한 이후 박단유는 연속 7시즌을 드림투어(2부)에서 보냈고, 지난해에야 겨우 2부에서 2승을 거두면서 1부로 올라설 수 있었다. 동기생들보다 8년이나 늦게 신인자격을 받은 이유다.
박단유는 이날 성적 기준 예상 상금순위에서 32계단 오른 45위에 있다. 끝까지 선전해 준우승 할 경우 상금 7600만원을 받는다는 가정 아래 매긴 순위다. 생애 첫 우승을 거두면 금상첨화이겠지만 박단유가 시드를 지키기 위해서는 톱10 이내 성적을 유지해야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
박단유는 “욕심이 안 난다면 거짓말이다. 이 대회 톱10에 들어야 내년에도 정규투어에서 뛸 수 있어서 욕심을 내면서도 차분하게 플레이 해야겠다”고 말했다.
공동 3위 유지나 역시 카드 상실 위기에서 노보기 플레이(버디 5개)로 정신력을 발휘했다. 시즌 상금 102위(4823만 6000원)인 유지나는 이번 대회에서 최소 단독 2위 이내 성적을 올려야 상금 60위 이내 진입을 기대할 수 있다.
2011년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두 번째 우승을 기록하지 못한 정연주(30)는 “마음 한 켠에는 항상 우승 생각이 있다. 하지만 욕심이 생기면 부담감이 커진다는 경험을 알기에 남은 라운드 동안 차분하게 플레이 하겠다”고 말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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