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무력 완성화 목전…7차 핵실험 여부 촉각

이유림 2022. 11. 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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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고강도도발]
핵실험 준비 마친 北…핵탄두 소형화 나설 듯
전문가 "최소 日에 투하된 15kt 넘어선 수준"
한미 공군, 北 도발에 ‘비질런트 스톰’ 훈련 연장 결정
美중간선거 이후 관측…"당분간 미중 동향 주시"

[이데일리 이유림 권오석 기자] 북한이 한국과 일본을 겨냥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에 이어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것은 ‘레드라인’을 넘어선 것으로 풀이된다. 제7차 핵실험 등 전략적 도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동시에 전문가들은 미국 중간선거(11월8일) 이전보다는 이후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3일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도동항 여객선터미널에서 주민이나 관광객이 여객선을 기다리는 가운데 TV에 북한 미사일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미훈련에 맞불…기술 고도화 위해 여러 시도

북한은 3일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ICBM을 포함해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하며 연일 도발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날 북한의 ICBM 발사는 실패했지만 단 분리에 성공하면서 장거리를 날아가기 위한 기술적 진전을 이뤄냈다.

북한이 ICBM을 발사한 건 올해 7번째다. 북한의 도발은 한미 대규모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에 대한 맞불 성격을 띄고 있다. 또 지난 9월 법제화한 ‘핵무력 정책’이 빈말이 아님을 증명하면서 내부적으로는 김정은 체제 결속을 꾀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북한이 한미 훈련을 자신들에 대한 위협으로 상정한 만큼, 핵무기 사용이 가능한 상황으로 간주해 강도 높은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이 한미동맹이 아닌 북한 자신에게 있음을 과시하려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핵무기·탄도 미사일 기술 고도화를 위해 다양한 시험 발사를 하는 것으로도 분석된다. 실제 북한은 작년과 올해 열차 발사 탄도미사일, 저수지 발사 탄도미사일 등 다양한 미사일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당대회가 끝난 뒤 도발의 빈도와 강도가 급격히 증가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윤형호 건양대 군사학과 교수는 “북한의 핵무기가 한국과 일본을 겨냥하기도 하지만 더 큰 틀에서 볼 필요가 있다”며 “서방에 맞서 중국·러시아가 결속하는 국제적 움직임 아래 북한이 ‘대리자’ 역할을 수행하는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효과 극대화 노리는 北, 핵실험 단행하나

북한이 과거 탄도미사일 발사 빈도와 비행거리를 늘리며 긴장을 조성한 뒤 핵실험을 실시, 그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점으로 볼 때 다음 수순은 핵실험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뒤따른다. 북한은 지난 △2006년 10월 1차 → △2009년 5월 2차 → △2013년 2월 3차 → △2016년 1월 4차 → △2016년 9월 5차 → △2017년 9월 6차 핵실험을 강행한 바 있다. 한미 정보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이미 지난 5월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복구를 끝내는 등 기술적 차원에서 7차 핵실험 준비를 마친 것으로 파악된다. 핵탄두를 소형화하고 열핵폭탄 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연쇄 핵실험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한미 공군은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비질런트 스톰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당초 훈련은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4일까지 진행할 계획이었다. 공군 측은 “북한의 도발로 고조되고 있는 현 안보위기 상황 하에 한미동맹의 굳건한 연합방위태세 현시가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 핵무기 기술이 어느 정도까지 왔느냐는 질문에 “한 번도 검증된 적이 없어 제대로 판단하기 어렵다”면서도 “핵전문가 사이에선 2차 세계대전 당시 히로시마에 투하했던 15kt 수준은 넘어선 것으로 평가한다”고 답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은 “핵탄두를 ICBM에 탑재할 수준인지는 불확실하다”면서 “다만 7차 핵실험은 전술핵 기술을 완성하는 수순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전략군과 육군의 배비(배치) 변경, 즉 재래식 전력을 뒤로 빼고 전략군 전술핵 부대를 전방에 배치하겠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7차 핵실험 시점에 대해서는 미국 중간선거 이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애초 중국 공산당 당대회 이후와 미국 중간선거 이전이 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예상보다 늦어지는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3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북한도 정치적 타이밍을 고려할 텐데, 미국 중간선거에 굳이 영향을 미쳐야 할 필요가 없고, 자신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중국 공산당 당대회가 끝나고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 체제가 출범했는데, 앞으로 3개월은 대외 전략이 구체화되는 시기”라며 “중국의 대북정책 기조가 어떻게 바뀔지 당분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짚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정치적인 목적 때문”이라며 “미중 간 전략적 관계 속에서 미국을 곤궁에 빠뜨릴 카드가 돼야 하는데, 지금 쓰기엔 아직 빠르다”고 말했다.

이유림 (contact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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