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얼굴공개 안하냐, 방 주면 불건전한 활동 할 것" …김해 한 대학서 성소수자에 혐오발언 논란

강보금 2022. 11. 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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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 한 대학교에서 동아리 승인 심사 중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인신공격과 혐오발언에 노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성소수자공동체 IQ(이하 IQ)는 3일 성명서를 내고 "지난달 25일 대학교 내에서 진행된 중앙동아리연합회 대표자회의 신규동아리 인준심사에서 IQ 회원들이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발언을 받아 충격에 빠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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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동아리 승인심사 중 인신공격 및 혐오발언 쏟아져
성소수자 공동체, "아직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 해"

김해의 한 대학교 성소수자 공동체가 동아리 인준심사에서 공개적으로 인신공격과 혐오발언을 받았다고 성명서를 냈다./픽사베이

[더팩트ㅣ김해=강보금 기자] 경남 김해 한 대학교에서 동아리 승인 심사 중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인신공격과 혐오발언에 노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성소수자공동체 IQ(이하 IQ)는 3일 성명서를 내고 "지난달 25일 대학교 내에서 진행된 중앙동아리연합회 대표자회의 신규동아리 인준심사에서 IQ 회원들이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발언을 받아 충격에 빠졌다"고 밝혔다.

이날 인준심사에는 동아리 대표단 자격으로 약 30~40여 명의 학생이 참석했다. IQ에서는 회원 8명이 참석에 공동체의 성과와 앞으로 활동할 내용 등을 발표했다.

하지만 IQ에 따르면, 이날 한 종교동아리는 IQ 회원들의 얼굴이 모자이크 처리된 사진에 대해 "익명성에 기댄다면, 학생들의 학비가 학생들에게 지원되는게 맞는지 어떻게 알 수 있느냐?"며 얼굴을 공개해야 한다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에 IQ 회원 A 씨는 "이러한 발언은 성소수자의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의도적으로 공격한 것"이라며 "동아리연합회의 회칙상 얼굴 사진으로 활동을 증명해야 한다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으며, 이미 IQ는 동아리 등록을 하면서 회원들의 정보를 대학본부에 제공했다"고 반박했다.

성소수자들은 신상이 드러날 경우 차별과 혐오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 자리에서는 이와 비슷한 질의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종교동아리는 이들에게 "대학 익명커뮤니티의 성소수자 게시판을 보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성적으로 문란한, 불건전한 말이 많은데, 만약 성소수자 동아리방이 생긴다면 과연 건전한 활동을 할 수 있는가"라고 했다.

이에 IQ 회원 A 씨는 "IQ는 소수자의 인권 향상과 존중을 기본 가치로 두는 동아리의 목적과 활동내용을 공개했지만, 모든 성소수자가 성적으로 '불순하다'는 듯한 발언은 그동안 IQ가 해온 활동 및 걸어온 행보를 무참히 깎아내리며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드러내는, 혐오적 의도가 다분한 질문이었다"며 "이날 수 많은 혐오발언 중 가장 충격적인 내용이었다"고 토로했다.

결국 이들 IQ는 지난 2020년 1차 인준심사에 이어 2차 심사인 이번 심사에서도 단 5표를 받고 심사에서 고배를 마셨다.

A씨는 "학교 내 전체 동아리 중 종교동아리는 6개가 활동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인준심사에서 심사를 떠나 이러한 사태가 벌어진 것은 종교동아리가 주도해 심사의 분위기를 혐오적이고 불순한 동아리라고 이끌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한 오늘 이러한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하고도 학내 비공개 게시판 등에 욕설과 '더럽다' 등 혐오 발언이 여전히 게시되고 있다"며 "우리는 죄인이 아닌데도 죄인이 된 것 처럼 고개를 들 수 없을만큼 수치를 느꼈다. 현재 공동체 회원들 모두가 심적으로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IQ는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발언을 질문으로 둔갑해 쏟아내는 일에 대해 어떠한 제제나 주의조차 없었던 대표자회의 자리가 그 자체로 소수자의 인권을 해치는 유해함을 동반했다는 점을 규탄한다"면서 "다양성에 대한 존중은 문명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한 기본적인 소양이라 할 수 있다.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존중과 배려의 가치를 면면에 지닌 학생자치의 장이 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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