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후디스·매일유업 '1등 단백질' 경쟁

2018년 먼저 출시 매일 셀렉스
3년간 단백질 시장 1위 차지
최근 온라인서 최대 70% 할인
산양유 내세운 일동 하이뮨
출시 1년 만에 단백질 왕좌 뺏어
올10월까지 이미 1000억원 돌파

100세 시대를 맞아 건강 유지를 위해 단백질을 찾는 소비자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단백질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일동후디스(하이뮨)와 매일유업(셀렉스)의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연말을 맞아 양사가 최근 나란히 50% 이상 온라인 파격할인 공세를 펼치면서 단백질 식품 1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불꽃 튀는 판촉 경쟁에 나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일동후디스는 최근 네이버 직영스토어를 통해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 음료 190㎖ 32팩을 정가 대비 52% 할인한 4만9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통상 온라인에서 30%가량 할인해 7만원 안팎에서 판매하던 것에 비하면 20%포인트 이상 할인율을 높게 적용한 것이다.

이에 맞서 매일유업 자회사인 매일헬스뉴트리션도 '셀렉스 마시는 프로틴' 음료190㎖ 48팩을 정가보다 55% 할인한 5만900원에 판매했다.

매일헬스뉴트리션이 운영하는 네이버 직영스토어에서 처음 구매하는 고객의 경우 최대 1만3000원의 쿠폰까지 추가로 이용할 수 있어 할인율은 정가 대비 70% 가까이 된다. 해당 제품은 이날 현재 품절로 네이버 스토어에서는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연말을 맞아 양사가 이처럼 파격적인 할인 경쟁을 펼치는 것은 올해가 단백질 건강식품 시장 판도를 좌우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란 판단 때문이라는 평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료에 따르면 국내 단백질 식품 시장 규모는 2018년 813억원에서 지난해 3364억원으로 3년 만에 4배로 급성장했다. 올해는 4000억원 안팎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하이뮨과 셀렉스가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2018년 10월 셀렉스를 출시한 이후 2020년까지 3년간 국내 단백질 시장 1위를 차지했다. 매일유업은 건강기능식품 분야 전문성과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목적으로 단백질 식품 사업부를 작년 10월 자회사 매일헬스뉴트리션으로 분사했다.

하지만 일동후디스가 매일유업보다 1년4개월 늦은 2020년 2월 하이뮨을 출시하면서 시장은 양자 경쟁 구도로 바뀌었다. 하이뮨은 출시 당시 텔레비전 예능 프로그램 '미스터트롯'으로 인기를 누리던 가수 장민호를 광고모델로 영입해 대대적인 광고 마케팅에 나서면서 출시 이듬해 단백질 1위 자리를 빼앗는 데 성공했다. 일동후디스는 최근 장민호와 하이뮨 전속모델 계약을 연장했다.

국내 분유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통하는 산양분유를 생산하는 일동후디스의 노하우를 살려 단백질 건강식품에도 산양유를 사용한 것 또한 하이뮨 성공의 핵심 요인으로 풀이된다. 산양유는 일반 우유에 비해 인체 소화 흡수가 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일 셀렉스는 단백질 식품 종류가 가장 다양해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

지난 5월에는 지방과 유당을 제거해 소화가 잘 되도록 하는 '락토프리' 제품을 출시했다. 하이뮨이 강조하는 소화가 잘되는 산양유에 대응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지난해의 경우 하이뮨 매출액이 1000억원, 셀렉스가 900억원으로 엇비슷했다. 다만 올해의 경우 10월 말 기준 하이뮨이 이미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넘긴 반면, 셀렉스는 아직 700억~800억원 수준으로 양사의 격차가 더 벌어진 상황이다. 결국 최근 할인 경쟁은 벌어진 격차를 좁히려는 셀렉스와 확실한 1등으로 치고 나가려는 하이뮨 간의 신경전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최근 단백질 식품 시장 확대는 근육량을 키우는 등 체형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 젊은 세대와 식사와 별개로 골고루 영양소를 보충하려는 중장년층 수요가 동시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생아들의 급격한 감소로 유업체들이 분유 대신 단백질 시장을 전략적으로 키워온 것도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