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지금이 제일 싸다"… 개인 순매수 역대 최다
실적 악화 여파로 시가총액 1조달러 클럽에서 탈락한 아마존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여파로 주가가 급격히 내려간 가운데 주가가 저점에 가까워졌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공격적 매수를 이어가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주 금요일 아마존에는 2억9200만달러(약 4142억원)가 순유입됐다. 하루 기준으로 사상 최대 금액이다. 마르코 이아치니 반다리서치 수석 부사장은 이날 블룸버그를 통해 "지난주 관찰된 개인 투자자금 유입 속도는 역사적 평균 이상이었다"며 "주가가 크게 빠지자 저가 매수 기회라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아치니 부사장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매수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마존 주가는 지난 2일까지 6거래일 연속 하락했으며 올 들어 46%가량 빠졌다. 시총도 1조달러 미만으로 떨어졌다. 2일 기준 아마존 시총은 9398억달러다. 아마존 시총이 1조달러 미만으로 하락한 건 2020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아마존이 '1조달러 클럽'에서 밀려나면서 현재 뉴욕증권거래소 시총 1조달러 클럽 멤버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3개사로 압축됐다.
주가가 급락한 데에는 실적 부진의 영향이 컸다. 지난달 27일 실적 발표에 따르면 아마존의 전 분기 매출은 1271억달러로 시장 예상치(1274억달러)를 소폭 하회했다. 4분기 실적 전망도 기대에 못 미쳤다. 아마존이 발표한 4분기 매출 예상치는 1400억~1480억달러로 시장 예상치(1550억달러)를 밑돌았다. 4분기는 크리스마스 등 연말 쇼핑 시즌을 끼고 있어 통상 매출이 가장 높지만 경기 침체의 여파를 비켜 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달러 강세도 아마존 매출이 하락하는 데 한몫했다. CNBC는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에서 오프라인 쇼핑으로 복귀하는 것도 악재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다른 빅테크 기업들도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메타의 경우 실적 발표 이후인 지난달 27일 주가가 하루 만에 24%가량 급락했다. 메타 주가가 10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6년 2월 이후 처음이다. 2일 기준 메타 주가는 90달러 선에 머물고 있다. 올 3분기 메타의 순이익은 4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감소세를 보였다.
한편 애플의 시총이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아마존,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플랫폼 3사의 시총보다 더 커졌다. 2일 마켓워치는 애플의 시총 가치가 알파벳, 아마존, 메타플랫폼 등 경쟁사를 합친 것보다 커졌다고 보도했다.
이날 기준 애플의 시총은 2조3070억달러로 나머지 3개 기업의 시총을 합친 것(2조3060억달러)보다 크다. 올해 들어 애플 주가는 20.32% 떨어진 반면 메타는 73.3% 급락했다. 아마존과 알파벳 역시 각각 45.94%, 40.02% 하락했다.
한편 애플은 최근 광고 수수료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면서 다른 경쟁사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애플은 메타 등 소셜미디어 운영 기업이 애플의 결제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앱 광고 수익을 얻으면 수익의 약 30%를 수수료로 가져가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이에 메타 대변인은 CNBC를 통해 "애플은 디지털 경제에서 기업들을 약탈하는 식으로 사업을 키우려는 방침을 내놓고 있다"고 반발했다.
[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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