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발발이’ 박병화 두문불출... 집주인 퇴거요청 문서도 수령 거부

임명수 2022. 11. 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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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성폭행범 '수원 발발이' 박병화(39)가 출소 나흘째인 3일 오후까지 두문불출 하고 있다.

일각에선 박병화가 2년여 전 출소 후 집에만 머물고 있는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처럼 여론이 잠잠해질 때까지 버티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3일 오전 박병화가 거주하는 경기 화성시 봉담읍 수원대 후문 인근 주택가에선 주민들의 퇴거 요구 집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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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은 2년 째 칩거...주민들 "순찰 잦아 안심"
'수원 발발이'로 불린 연쇄성폭행범 박병화가 출소한 31일 거주지인 경기 화성시의 원룸 주변을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쇄 성폭행범 ‘수원 발발이’ 박병화(39)가 출소 나흘째인 3일 오후까지 두문불출 하고 있다. 출소 직후부터 이어진 주민들의 퇴거 요구 집회는 물론 집주인(임대인)의 퇴거 요청 문서도 수령하지 않은 채 집안에서 꼼짝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박병화가 2년여 전 출소 후 집에만 머물고 있는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처럼 여론이 잠잠해질 때까지 버티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화성시여성단체협의회가 3일 오전 화성시 봉담읍에 있는 '수원 발발이' 박병화의 집 앞에서 박병화의 퇴거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임명수 기자

박병화, 나흘째 두문불출...주민들은 집회

3일 오전 박병화가 거주하는 경기 화성시 봉담읍 수원대 후문 인근 주택가에선 주민들의 퇴거 요구 집회가 열렸다. 박병화가 출소해 이사온 지난달 31일부터 나흘째 계속된 집회다. 50여 명이 참여한 이날 집회는 낮 12시와 오후 2시 등 모두 3차례 걸쳐 진행됐다. 화성시여성단체협의회 회원이 주축이 됐으며, 정명근 화성시장의 부인 이선희 여사도 참가했다.

이들은 “우리는 성범죄자와 함께 살 수 없다. 박병화의 자진 퇴거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법무부는 출소자의 거주지 기준을 마련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지자체에 떠넘겨 화성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대학가 원룸촌이라는 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법무부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1개 중대(80명) 병력을 배치하고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박병화는 나흘째 문 밖으로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지난 1일 건물주가 화성시 관계자와 경찰 등이 입회한 가운데 3층 원룸으로 찾아가 ‘임대차 계약해지서’를 건네려고 했지만 박병화가 문을 열어주지 않아 무산됐다. 경찰 관계자는 “건물주가 벨을 누르고 문을 두드렸으나 아무 반응이 없어 문 앞에서 계약 해지 사유 내용을 읽은 뒤 문서를 두고왔다”고 밝혔다.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을 태운 법무부 차량이 2020년 12얼 12일 오전 경기 안산시 거주지로 들어서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 2년 가까이 두문불출

지난해 12월 출소한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도 2년 째 외출을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이 2주일에 한 번 정도 장을 봐서 음식을 해먹고 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조두순은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80시간)를 위해 법무부 보호관찰소 직원과 함께 외출할 때를 빼면 거의 두문불출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주민들은 조두순이 거주하는 사실을 알면서도 무덤덤하다는 반응이다. 출소 당시 “우리 동네에 왜 왔느냐”며 극구 반대했던 것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지난 2일 오후 9시 40분쯤 조두순이 거주하는 빌라 앞을 지나던 30대 여성은 조두순 집을 가리키며 “아마 저기 사는 것으로 안다”며 “처음에는 무서웠는데 지금은 아무렇지 않다”고 했다. 지역 주민인 40대 직장인도 “처음에는 두렵고 무서워 저쪽 반대편으로 돌아가곤 했는데 지금은 그냥 다닌다”며 “경찰과 시에서 매일 순찰하니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중학생 딸을 둔 여성도 “매일 밤 아이를 데리러 갈 때 연락이 안 되면 불안했는데 지금은 특별히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주민들은 경찰과 시청 직원들이 24시간 순찰하기 때문에 안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순찰하지 않으면 조두순 집 앞을 지나가지 못하거나 이사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경찰 관계자는 “박병화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해도 해당 지역 주민의 반대가 심할 것”이라며 “조두순처럼 여론이 잠잠해질 때까지 두문불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순찰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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