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3.3㎡당 3700만 원 넘어설까...우여곡절 끝에 공사 재개한 둔촌주공
국내 최대 규모 재건축 단지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온) 공사가 재개됐다. 이르면 내년 초 일반분양이 가능할 전망이라 실수요자 관심이 쏠린다.
▶조합원 입주권 가격은 하락세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서울 강동구 둔촌1동 170-1 일원 62만6232.5㎡ 부지에서 기존 아파트 5930가구를 헐고 지하 3층~지상 35층 85개동, 총 1만2032가구를 새로 짓는 사업이다. 미니신도시급 규모를 자랑했던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9510가구)보다 2522가구 많다. 조합원 수가 6000명에 육박하고 일반분양도 4786가구나 예정돼 있어 조합원과 예비 청약자 모두 기대가 높았다. 2019년 말 착공했지만 조합 집행부와 시공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 공사비 증액을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문제가 커졌다. 결국 지난 4월15일 공정률 52%, 골조 공사가 20층 정도 마무리된 상태에서 공사가 중단됐다.
우여곡절 끝에 둔춘주공 재건축 조합은 지난 10월15일 열린 임시총회에서 조합, 시공사업단 공사재개 합의문 등 총 23개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핵심 안건이었던 공사재개 합의문 추인에 95%가량이 찬성해 공사가 10월17일 재개됐다. 공사도급금액은 기존 3조2292억 원에서 4조3677억 원으로 높아졌다. 이로써 조합원 1인당 분담금도 1억8000만 원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재건축 사업 발목을 잡은 상가 문제도 일단락됐다. 앞서 시공사업단 측은 상가 건물에 유치권을 행사해온 상가 신축 사업관리(PM) 회사와 조합 간 분쟁을 먼저 해결해달라고 요구했다. PM 회사 측은 그동안 “조합이 부당하게 계약을 해지했다”며 기존 계약을 유지해달라고 주장해왔다. 조합은 이번 임시총회 때 PM 회사와 계약을 원상회복시켜 유치권 문제를 풀었다.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11월 중 일반분양가를 확정하고, 이르면 내년 1월 4786가구 규모 일반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당초 일반분양가로 3.3㎡당 3220만 원을 산정했지만 공사비가 높아지면서 3700만 원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일반분양가가 높아지면 분양 흥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3700만 원을 웃돌면 일반분양 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전용 59㎡ 분양가가 9억 원을 넘는다. 분양가가 9억 원을 넘어서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 대출 보증을 받지 못한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둔촌주공 조합원 입주권 가격이 연일 하락세인 점도 변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재건축 후 전용 84㎡ 아파트를 받을 수 있는 조합원 입주권은 올 8월 17억3900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거래가격(23억7000만 원) 대비 6억 원가량 떨어진 셈이다. 현행법상 1가구 1주택자가 10년 이상 보유, 5년 이상 실거주한 물건에 대해서만 조합원 지위를 양도받을 수 있다. 또 착공 후 3년 내 준공하지 못한 경우에는 3년 이상 보유자에 한해 입주권 전매를 허용한다. 둔촌주공의 경우 올해 12월이 되면 이 기간을 채운다. 한편에서는 일반분양은 어느 정도 흥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둔촌주공 일반분양가가 3.3㎡당 3700만 원대로 책정되면 전용 84㎡ 분양가는 12억 원대로 예상된다. 인근 강동구 대장 아파트인 고덕그라시움 같은 평형 매매가가 16억 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수억 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분양시장에도 찬바람이 불지만 둔촌주공은 워낙 입지가 좋아 일반분양가만 합리적으로 책정된다면 분양 흥행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글 김경민 『매경이코노미』 기자 사진 매경DB]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