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도 성공하면 그랜저 탈까...존재감 더 커진 ‘국민 아빠차’
그랜저의 키워드는 ‘성공’이다. 1986년 첫 출시된 뒤 ‘성공하면 타는 차’로 자리잡았다. 처음엔 사장차로 존재감을 키웠다. 이후 임원차를 거쳐 아빠차, 오빠차, 엄마차로 영역을 넓혔다. 덩달아 현대차 쏘나타, 아반떼에서 ‘국민차’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랜저는 준대형급에서는 ‘넘사벽’이 됐다. 르노삼성 SM7, 쉐보레 알페온과 임팔라, 기아 K7은 물론 기아 K8도 그랜저의 아성을 무너뜨리지는 못했다. 5000만 원 미만의 수입차는 비슷한 가격대를 무기로 그랜저를 공격했지만 사실상 실패했다. 그랜저는 오는 11월 ‘7세대 디 올뉴 그랜저’로 거듭난다. 2016년 11월 6세대 모델 출시 이후 6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 신형 그랜저는 더 커지고 더 안락해진다. 2015년 제네시스가 브랜드로 독립한 뒤 다시 맡게 된 현대차 플래그십 세단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다.
신형 그랜저는 1세대 그랜저에 대한 오마주를 보여준다. 서울올림픽 공식 스폰서였던 현대차가 ‘L카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일본 미쓰비시와 공동 개발한 그랜저다. 에스파냐어로 ‘남성’을 뜻하는 ‘마초’는 덩치가 크고 근육질이며, 정력이 센 것을 미덕으로 여긴다. 위엄, 권위, 웅장 등의 뜻을 지닌 그랜저(Grandeur)라는 차명도 마초 이미지에 어울린다. 직선을 강조한 강인한 이미지 때문에 각이 살아 있다고 해서 ‘각 그랜저’라는 애칭으로 더 알려졌다. 신형 그랜저는 각 그랜저의 DNA를 반영하면서 전체 디자인도 ‘뉴트로’와 ‘품격’에 초점을 맞췄다. 차체는 현재 판매되는 그랜저보다 더 커진다. ‘사장차’로 존재감을 발휘했던 각 그랜저의 DNA를 적용해서다. 그러나 오히려 직선과 곡선의 조화를 통해 우아한 품격에 초점을 맞췄다. ‘각’은 헤드램프와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 일체형 범퍼에만 존재한다. 보닛은 우아하고 날렵해졌다.
각 그랜저에서 가져온 오페라 글래스(2열 창문 뒤 쪽창)는 더 넓게 다듬어졌다. 주간주행등(DRL)과 헤드램프는 분리됐다. 보닛 하단에서 좌우로 길고 가늘게 이어진 주간주행등은 차폭을 더 넓어 보이게 만든다. DRL은 방향지시등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릴에 포함된 사각형 헤드램프는 2열 구조로 라이트가 작동한다. 변형된 벌집 형태 그릴은 범퍼를 장악했다. 범퍼 하단은 앞쪽으로 돌출했다. 차체가 더 크고 날렵하게 보이도록 해준다. 측면의 경우 프레임리스 도어로 깔끔하면서 우아한 매력을 강조했다. 도어 핸들은 차체로 파고들었다. 히든(또는 플러시) 도어 핸들로 디자인과 공기역학 성능을 모두 추구했다. 주간주행등처럼 슬림한 일자형 리어램프는 차체 폭이 실제보다 더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준다. 실내의 경우 각 그랜저, 6세대 부분변경 그랜저, 전기차인 아이오닉6의 디자인 특징을 결합했다. 각 그랜저의 원(1) 스포크 스티어링휠에서 영감을 받은 현대적 감각의 ‘D’컷 3 스포크 스티어링휠을 채택했다. 각 그랜저처럼 세로 스포크가 두텁다. 현재 판매되는 그랜저가 전자식 변속 버튼(SWB)을 적용한 것과 달리 스티어링 휠 뒤쪽에 부착하는 칼럼 시프트가 적용됐다. 칼럼 시프트는 센터콘솔 공간을 더 넓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반적으로 실내공간도 플래그십 세단에 초점을 맞췄다. 신형 그랜저는 2.5ℓ GDI 가솔린 엔진, 3.5ℓ GDI 가솔린 엔진, 1.6ℓ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3.5ℓ LPi 엔진 4개 모델로 판매된다. 가격은 4000만 원대로 예상된다.
[글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사진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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