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풀’ 번역가 황석희, 이태원 참사에 소신 “납득할 종결 위해 최선 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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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 황석희가 이태원 참사에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황석희는 "우리의 애도는 무용한 것은 아니겠으나 유가족에게 그리 닿지는 않는다. 애도는 오히려 유가족을 위한 것이 아니라 참담한 내 마음을 위한 것일지 모르겠다"라며 "책임자들이 유가족에게 앞다투어 애도와 위로를 건넬 때가 아니라 그들이 납득할 수 있는 종결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때다. 그들에게 종결을 줘야 한다. 맺음하고 비로소 진정한 애도를 시작할 수 있도록 종결을 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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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하나 기자]
번역가 황석희가 이태원 참사에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황석희는 11월 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가족 잃은 자를 위한 종결’이라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황석희는 “‘giving them a closure’라는 표현이 있다. 직역하자면 ‘종결을 주다’라는 뜻인데 사법의 영역에선 관계 당국이 범인을 잡아 정당한 죗값을 치르게 하여 피해자, 혹은 유가족에게 일종의 ‘맺음’을 주는 것을 말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황석희는 7년 전 교통사고로 아버지가 돌아가신 상처를 고백하며 “직진 우선이라는 원칙 하나로 아버지가 가해자가 되어 있었다. 이런 맺음은 인정할 수 없었기에 재판을 청구했고 2년을 법정에서 싸웠다. 하지만 결론은 상대방 과실과 교통부의 과실을 아주 일부 인정받았을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국과수와 민간에 의뢰해도 상대방의 과속과 전방주의 태만을 증명할 방법이 없었다는 황석희는 “항소를 해도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진 못했지만 시스템이 주는 종결은 받았다. 그 길 좌측의 간판과 나무가 모두 제거됐고 볼록 거울이 생겼고 내리막길엔 과속 방지턱과 과속 방지 카메라가 설치됐다. 불만스럽더라도 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을 만큼의 종결. 그 결과를 받고서야 아버지 차를 폐차할 수 있었다”라고 떠올렸다.
황석희는 사건 후에 남은 마음의 상처를 고백하며 “남겨진 자의 마음을 추스르는 것은 타인이 해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외부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납득할 수 있는 종결을 주는 것이다. 원인을 명확히 밝히고, 책임을 묻고, 사후 조치를 확인시켜 주는 것. 유가족에겐 저런 시스템상의 종결이 완전한 종결이 되지 못함을 너무나도 잘 안다”라고 전했다.
황석희는 최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도 유가족을 위해 그들이 납득할 수 있는 종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석희는 “우리의 애도는 무용한 것은 아니겠으나 유가족에게 그리 닿지는 않는다. 애도는 오히려 유가족을 위한 것이 아니라 참담한 내 마음을 위한 것일지 모르겠다”라며 “책임자들이 유가족에게 앞다투어 애도와 위로를 건넬 때가 아니라 그들이 납득할 수 있는 종결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때다. 그들에게 종결을 줘야 한다. 맺음하고 비로소 진정한 애도를 시작할 수 있도록 종결을 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황석희는 영화 ‘데드풀’, ‘서치’, ‘보헤미안 랩소디’ 등을 번역했다.
(사진=황석희 인스타그램)
뉴스엔 이하나 blis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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