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복귀에…수니 걸프국들 "이란에 대한 지역적 균형 찾을 듯"

이서영 기자 2022. 11. 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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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총리, 시아파에 강경 노선 취해 수니파 유대 구축 도움
다만 강경노선으로 걸프국과 맺은 협정들 파기될까 우려 목소리도
ⓒ News1 DB

(서울=뉴스1) 이서영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의 복귀는 아랍 국가들과의 긴장 심화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네타냐후 정권서 이스라엘과 관계를 구축해 온 수니파 걸프국들은 그를 시아파 맹주 이란 세력에 대한 '지역적 균형'으로 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일 진단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의 세력 확대를 우려하는 걸프만 국가(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카타르·오만·바레인 등이 해당)들은 이란에 강경하게 반대한 네타냐후의 이전 행적이 수니파 이슬람 지도자들의 유대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돼왔다는 입장이다.

이슬람 국가 중에서 이란은 대표적인 시아파 국가다. 이란 인구 8400만 중 단 5%만이 수니파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이스라엘, 예맨, 요르단, 이집트 등은 수니파 국가다.

이 같은 종교적 일치감에 따라 이스라엘은 네타냐후 정부 시절 걸프 국가들과 국교를 정상화 했다. 2020년 9월 미국 중재로 이스라엘이 이스라엘이 아랍에미리트(UAE)·바레인과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한 '아브라함 협정'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분쟁을 이유로 대립관계였던 걸프지역의 아랍 국가들과 72년 만에 수교했다. 이스라엘과 수교에 합의한 이슬람 아랍 국가는 기존 이집트와 요르단을 포함해 4개국으로 늘었다.

정계 복귀를 앞둔 베냐민 네타냐후 전 이스라엘 총리가 2일(현지시간) 출구조사 발표 이후 자신의 선거 캠프 본부에서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네타냐후가 강경 보수 정당과 손을 잡으면서, 차기 정부의 대외 정책은 한층 더 공격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 때문에 이스라엘과 협정을 맺은 아랍에미리트 뿐 아니라 레바논 등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아직 관계를 정상화하지 못한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는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

우선 압둘칼레크 압둘라 아랍에미리트 정치학자는 "걸프 국가들에 이란은 주요 관심사이며 이스라엘은 어느 정부든 이란과 세계 강대국들과의 핵협정에 대해 항상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네타냐후는 '아브라함 협정'의 일부였고 정상화 과정에 변화가 없도록 서명했다"고 덧붙였다.

가스가 매장된 앞바다의 영유권을 놓고 분쟁을 겪어온 레바논도 이스라엘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올해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공식 합의한 '해상 경계 획정안'에 대해 네타냐후가 무효화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어서다.

중동의 대표 앙숙인 두 나라는 지금도 '준 전시' 상태에 있다. 중동의 대표 앙숙인 두 나라는 지금도 서로 으르렁대는 ‘준 전시’ 상태에 있다. 이스라엘은 1982년 레바논을 침공해 2000년까지 남부 지역을 무력으로 점령했다. 2006년엔 강력한 군사력을 갖춘 레바논의 무장정파인 헤즈볼라와도 전쟁을 치렀다.

이에 레바논 나집 미카티 임시 총리는 로이터 통신에 "우리는 이스라엘 당국의 변화가 두렵지 않다"며 "네타냐후가 이기든 다른 사람이 이기든 아무도 이 거래를 방해할 수 없다"고 맞섰다.

다만 이스라엘이 미국과의 관계를 의식해 해당 협정을 무효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 리나 카티브는 "네타냐후의 강력한 발언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미국의 보호가 필요하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중재한 해상 경계 획정안'을 파기할 가능성은 낮다"고 바라봤다.

걸프 국가중 하나이며 이슬람 성지를 보유하는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미수교 상태로, 공식적인 외교관계가 없다.

사우디는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등, 오랜 갈등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사우디 모두 이란이라는 공통의 주적을 두고 있어, 모순적이게도 군사적으로 협력하는 부분이 있다.

사우디 학자 아지즈 알가시안은 이스라엘의 추가 움직임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말 했다. 알가시안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이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평화 프로세스가 있어야 한다"며 "새 정부에서는 그럴 것 같지 않다"고 비판적으로 봤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 ⓒ AFP=뉴스1 ⓒ News1 이서영 기자

한편 이번 총선에서 극우 세력과 손을 잡은 네타냐후가 1년6개월 만에 총리 귀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부패혐의로 불명예 퇴진한 네타냐후는 3번째 총리직을 임기까지 채우게 될 경우, 19년2개월간 집권하게 될 전망이다.

네타냐후의 재기에는 극우 정당연합인 독실한 시오니즘당이 큰 역할을 했다. 독실한 시오니즘당은 이름 그대로 시오니즘(팔레스타인에 유대 민족국가 건설을 목표로 한 유대 민족주의 운동)을 바탕으로 한 극단적 민족주의를 표방한다.

국제사회가 불법으로 여기는 팔레스타인 내 이스라엘(유대인) 정착촌 확장을 옹호하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팔레스타인 병합을 목표로 삼는다. 성 소수자도 배격한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국제적 분쟁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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