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계열사 '경기침체' 타격 그대로…효성, 부진 넘을 '돌파구'는
주요 계열사 적자전환에 실적 부진 예고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 이끈 조현준 회장, 위기 돌파 숙제
신성장동력 '수소사업' 성과 가시화하기까지
탄소섬유 등 고부가 사업 강화할 전망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경기 침체와 수요 위축 여파에 효성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스판덱스와 타이어보강재 등 그룹의 핵심 사업에서도 적자가 발생하며 그간 구축해온 안정적인 영업기반마저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수소사업의 경우 수익과 연결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여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응할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17년 취임해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성과를 이끌어낸 조현준 회장이 어떤 카드로 위기를 돌파할지 다시 시험대에 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효성화학은 3분기 139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폭을 키웠다. 효성화학은 원자잿값 상승과 공급 과잉 등 화학 업황 부진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부터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효성첨단소재의 3분기 이익 역시 시장 기대를 밑돌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에프앤가이드는 효성첨단소재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전년 동기 대비 33.86% 감소한 925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증권가에서는 이를 밑도는 8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효성첨단소재의 핵심 제품인 타이어보강재와 산업자재 등이 부진하고 스판덱스 사업이 적자전환으로 이익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그나마 계열사 중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낸 곳은 효성중공업 정도다. 효성중공업은 3분기 영업이익 561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38.8% 증가한 성과를 냈다. 해외 수주에서 수익성이 개선된 덕분이다.
계열사들의 이 같은 실적 부진에 효성도 지주사 전환 이후 최대 규모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 효성은 영업손실 51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2019년 초 지주사 전환 이후 분기 기준 영업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20년 1분기 29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10개 분기 만에 처음이다.
문제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당분간 지속하고 이에 따른 수요 회복이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 효성그룹 계열사들의 실적 역시 단기간에 정상화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는 점이다.
증권가에서는 효성티앤씨가 4분기에도 적자를 지속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부 증권사는 약 500억원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고 합산 전망치(에프앤가이드 기준)는 약 42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 역시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3분기와 비슷한 수준인 905억원에 머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적 개선세를 보인 효성중공업은 건설부문에 대한 우려가 큰 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 등이 아직 남아 있고 한국전력공사의 투자 계획 축소 가능성 등 외부 변수가 실적 개선의 걸림돌로 손꼽히고 있다.
다만 수소 사업의 경우 액화수소 생산이 내년부터 시작되는 등 본격적인 사업 전개와 수익 확보에 시일이 걸리는 만큼 그 사이 수익 강화를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효성은 그룹의 주력 분야인 섬유와 소재 분야에서 차별화한 기술을 앞세워 수익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탄소섬유나 바이오 스판덱스와 같은 친환경 섬유가 그것이다.
이에 효성첨단소재는 초고강도 탄소섬유를 개발하고 탄소섬유 생산라인 증설을 진행하는 등 관련 분야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3분기 실적 부진에도 탄소섬유 등 슈퍼섬유 분야의 영업이익은 52%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는 등 고부가 소재 성장이 기대되고 있어서다. 효성티앤씨도 옥수수를 원료로 만든 스판덱스 섬유와 같은 친환경 소재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조현준 회장은 56주년 창립기념사에서도 “극심한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큰 위기에 직면했다”고 현재를 평가하고 “새로운 경영 트렌드가 되고 있는 ESG 경영과 친환경 기술혁신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정선 (min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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