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민통합형 개헌 제안… 2023년부터 본격 추진"

김현우 2022. 11. 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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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국회의장이 ‘국민통합형 개헌’을 제안하고 나섰다. “분열과 대립으로 갈등을 유발하는 정치를 멈추고,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를 시작하자”는 취지다. 그는 올해 안에 실무적인 준비를 마치고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개헌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진표 국회의장. 뉴시스
김 의장은 3일 SBS에서 주최한 ‘SBS D포럼’에 연사로 나서 “공론정치의 기본 정신을 우리 헌법에 반영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특히 합리적 토론과 숙의 대신 취향과 감수성, 소속감만으로 정치한다는 ‘정치적 부족주의’를, 국민 공론을 모아 주요 국가 사안을 결정하는 개헌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승자독식의 정치제도를 고치고, 숙의민주주의를 확산하는 한편, 정치가 우리 사회의 공동체 문화를 조성하는 일을 서둘러야 한다”며 “저는 ‘승자독식’을 기본으로 설계한 정치제도를 ‘협력의 정치제도’로 바꾸기 위해 국민통합형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는 확고한 뜻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개헌에 긍정적이라는 입장을 전하며 지금이 적기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일전에 윤 대통령을 만났는데, 흔쾌히 개헌하자고 말했다. 얼마 전에는 여당과 야당 대표가 국회연설에서 개헌하자고 제안했다. 천재일우다”라며 “국회의장실에서 작년에 여론조사를 했더니 우리 국민의 66%, 정치 전문가의 80%, 국회의원의 93%가 개헌에 찬성했다. 이 정도면 국론이 하나로 모였다고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개헌의 범위와 내용에 대해서는 “모두가 이기는 윈윈윈의 개헌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력구조 개편 등 당장 반발이 심할 수 있는 넓은 범위의 개헌보다는 “모두가 한발씩 양보해서 대통령도, 여야도, 국민도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내용만 골라서 개헌을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한꺼번에 많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생각으로 개헌에 접근하면 실패하기 쉽다”며 “그동안 개헌내용을 놓고 많은 토론을 했고, 모두가 동의할 폭넓은 공감대로 이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김 의장은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겪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분권과 공유의 제도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가 시대적 과제 해결과 사회적 갈등 해소라는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탓”이라고 위기 원인을 진단했다. 물질적 성장은 빠르게 이뤄냈지만 민주주의 발전은 정체, 국민이 체감하는 정치 효능감은 감소했다는 문제의식이다. 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불평등 문제는 퍼졌지만 정치는 이에 해법을 내지 못했고, 사회적 불평등과 정치적 양극화, 포퓰리즘이 퍼졌다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먼저 김 의장은 사회적 자산, 이른바 신뢰 자본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불평등 완화, 정치 양극화 해소, 개인과 공동체의 공존을 추구하는 사회적 자산이, 협력의 정치의 기반이라고 주장한다. 김 의장은 “경제와 민생, 외교와 안보. 나라 안팎에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지역과 계층, 세대와 젠더. 우리 사회의 갈등도 높아만 가고 있다”며 “‘능력 있는 민주주의’로 가야 한다. 정치를 제자리에 돌려놓는 일부터 시작하자”고 강조했다.

또 김 의장은 분권과 공유를 위한 방안으로 소수의견을 의사결정에 반영할 수 있는 다당제 강화, 선거제도 개편, 숙의적 공론제도 도입 등을 해결 방안으로 제시했다. 또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의 입법권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고, 조약이나 예산에 대한 국회의 심의권도 실질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영정치, 팬덤정치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정치의 팬덤화·진영화는 세계적인 현상”이라면서도 “정치의 본질은 ‘진영’이면서 동시에 ‘통합’이다. 불가피하게 진영을 규합하는 정치를 하더라도 그 목표는 통합을 지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SBS D포럼’은 SBS가 2018년부터 매년 진행하는 사회공헌 지식나눔 프로젝트다. 올해 주제는 ‘다시 쓰는 민주주의’다.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조율해 합의를 이끌어야 할 정치가 오히려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현실을, 어떻게 개혁할지 해법을 모색하자는 취지다.

김현우 기자 wit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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