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리스크 국내 증시 영향은 제한적…“반복된 이슈에 학습효과”
이틀간 계속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도 국내 주식시장이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도발이 그동안 반복된 이슈였던 만큼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봤다. 금융당국은 대북 리스크의 현재화 가능성에 대비해 시장 상황을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3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분단 이래 처음으로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날도 동해상으로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과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쏘면서 도발을 이어갔다. 정부는 북한이 조만간 7차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2329.17에 장을 마치며 전날보다 7.70포인트(0.33%)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0.75포인트 금리 인상’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로 하락 출발했지만, 낙폭을 회복해 장중 한때 상승 전환하기도 했다.
대북 리스크에 상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외국인 투자자는 전날 코스피에서 5241억원을 순매수한 것에 이어 이날도 1746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도 3874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은 5852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날 미국 증시가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여파로 폭락했음에도 국내 증시는 개인들의 매수세에 하락폭을 대부분 만회하며 약보합 마감했다”며 “북한은 계속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도발 수위를 올려가고 있으나 아직 시장에서는 큰 영향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현재 대북 리스크에 주목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북한의 도발이 여러 차례 있었기 때문에 금융시장에 학습효과가 생긴 것 같다”며 “북한의 1~6차 핵실험을 봐도 짧게 영향을 미치고 주가가 회복되는 흐름을 보였다”고 밝혔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핵실험을 처음 할 때는 시장에서 놀라운 일이라고 받아들였지만, 둔감해진 것 같다”며 “한국 주식시장의 저평가 요인을 꼽을 때도 예전에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언급됐는데, 최근에는 지배구조 차원의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북한이 1~6차 핵실험을 한 당일 주가를 보면 코스피는 매번 하락했지만 일시적인 경우가 많았다. 북한이 1차 핵실험을 한 2006년 10월9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41% 하락했지만 다음 날에는 상승 마감했으며 일주일 만에 낙폭을 회복했다.
2차 핵실험을 한 2009년 5월25일에는 장중 한때 전날 종가보다 6% 넘게 하락했지만, 낙폭을 줄여 전날보다 0.20% 하락한 지점에서 마감했다. 가장 최근인 2017년 9월4일 6차 핵실험 당일에는 코스피는 하루 1.19% 하락했지만 일주일 안에 낙폭을 회복했다.
다만 남북 간의 긴장감이 고조된다면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박 연구원은 “7차 핵실험 등으로 대북 리스크 긴장감이 더 고조되고 지속된다면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과거처럼 제한적이겠지만 한 차례 정도 금융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리스크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경제·금융당국 수장들 이날 비상 거시경제금융 회의를 열고 연준의 정례회의 결과와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논의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금은 시장에서 대북 리스크에 따라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대북 리스크 외에도 불확실성이 많은 상황이라서 여러 가지 요인들을 복합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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