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당일 2018년보다 시간당 최대 1만 명 이상 몰려[이태원 핼러윈 참사]
최고치는 차이 적지만, 일찍 몰리고 빨리 정점 도달
서울시 생활인구 데이터 공개 이후 첫 분석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벌어진 일대에는 코로나19 이전 시기와 비교해 시간당 최대 1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몰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경향신문 데이터저널리즘팀 다이브가 서울시의 생활인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참사가 벌어진 지난 29일 오후 7시 이태원역 일대에는 4만2657명의 인원이 활동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8년에는 핼러윈 직전 토요일이 10월27일이었는데 당시 같은 지역, 같은 시간대에는 3만2441명의 인원이 집계됐다. 올해가 1만 명 이상 많았던 셈이다.
참사 당일 가장 많은 인원이 몰렸던 시간대는 오후 9시로 4만8757명의 인원이 활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10월27일에는 오후 10시에 4만5626명으로 가장 많았고, 2017년 핼러윈 직전 토요일인 10월28일에도 오후 10시에 4만7022명으로 가장 많았다.
정점만 놓고 봤을 때는 인원수에서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올해는 오후 5시쯤부터 일찌감치 이태원역 일대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2017년이나 2018년보다 5000~6000명 정도 많았다. 이후 오후 9시까지 계속 과거 연도보다 많은 인원수를 기록하다가 오후 9시에 일찍 최고치를 찍었다. 인원수 증가가 일찌감치 시작된 만큼, 오후 6시34분에 경찰이 첫 112 신고를 받고도 초동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다시 한 번 아쉬운 대목이다.
생활인구 데이터는 서울시와 KT가 공공빅데이터와 통신데이터를 이용해 추계한 서울의 특정지역, 특정 시점에 존재하는 모든 인구를 의미한다. KT의 데이터만을 토대로 한 것이기에 나머지 통신사 이용자들의 수는 추정을 통해 얻는다. 해당일 데이터는 보정 등을 거쳐 5일 이후 공개하는데 다이브는 참사 당일 데이터가 공개된 이후 처음으로 분석을 시도했다.
데이터는 집계구 단위로 제공되는데 다이브가 추출한 지역은 아래 지도에 표기된 5개의 집계구다. 서울시가 제공하는 실시간 도시데이터의 ‘이태원 관광특구’ 지역 집계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사고 발생 지점을 중심으로 좀 더 좁혀서 분석한 것이다. 또한 2019년 통계는 통신수집기 고장으로 인한 누락으로 확인할 수 없어서 분석에서 제외했다. 지난해 데이터도 코로나19 시기에 수집된 것이어서 비교 의미가 적다고 판단해 제외했다.
다이브는 ‘핼러윈’만을 즐기러 온 인원이 얼마나 늘었는지도 추정했다. 이를 위해 핼러윈 직전 주말의 인원을 핼러윈 행사가 있었던 당일 수치에서 제외해 계산했다. 이른바 ‘배경인구’라 할 만한 수치를 뺀 것이다. 이 수치를 비교해보니 2017~18년에 비해 올해는 오후 5시부터 3배 이상의 인원이 몰렸다. 오후 6~7시에는 2017~18년에 비해 1만2000~3000명 이상 많은 인원이 해당 지역에 있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전반적으로 직전 주말 수치를 제외하지 않았을 때보다 올해와 2017~18년과의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생활인구 데이터는 특정 시점의 인원을 센 것으로 시간대별 수치의 합을 구하는 것은 중복의 우려가 있어 의미가 없다. 그럼에도 전체적인 규모를 가늠키 위해 토요일 오후 6시부터 10시 사이의 인원을 합산해 보니 올해가 22만298명이었고 2018년이 18만5866명, 2017년이 19만7899명이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다”라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말은 사실과 거리가 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거 핼러윈 행사에도 올해에 비해 적지 않은 인원이 다녀간 것도 사실이다. 정점을 찍은 시간대의 인원수는 연도별로 큰 차이가 없다. 과거에 비해 올해의 차이가 단지 인원 수 차이인지, 관리의 문제는 없었는지는 추후 검증해 봐야 할 문제로 보인다.
성별로 보면 2017~18년에는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으나 올해는 남성이 여성을 근소한 차로 앞질렀다. 생활인구 수에서 남녀가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희생자 수는 여성이 2배 가까이 많았다. 3일 오전 9시 현재 희생자 수 156명 중 101명이 여성이다. 연령대별로는 연도별로 큰 차이가 없었으며 20대가 60%안팎으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21%안팎으로 뒤를 이었다. 20~30대에 희생자 수가 집중된 이유로 보인다.
<황경상 기자 yellowpig@kyunghyang.com,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박채움 기자 cucu@kyunghyang.com, 이수민 기자 water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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