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농식품 창업 콘테스트 후속 데모데이 “미래 농업 이끌 스타트업 오라”
[IT동아 차주경 기자]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은 2015년부터 매년, 스타트업 지원·육성 프로그램 ‘농식품 창업 콘테스트’를 연다. 농업 스타트업의 등용문이자 다음 단계로의 도약을 돕는 지름길 프로그램으로 업계에서 명성이 높다. 농식품은 물론 인공지능·푸드테크·그린 바이오·도시농업 등 미래 기술을 다루는 스타트업 어느 곳이나 지원 가능하다.
대상 수상 스타트업에게는 대통령상이 주어진다. 최우수상 수상 스타트업에게도 국무총리상이, 우수상 수상 스타트업에게도 장관상이 각각 수여된다. 입선 수상 스타트업은 한국농업기술진흥원장상을 받는다. 수상 상금도 500만 ~ 5,000만 원에 달해 스타트업에게 대외 공신력과 자금 모두를 안겨주는 프로그램이다.
농식품 창업 콘테스트 2022 진행 결과 대상의 영예는 에스와이솔루션에게 돌아갔다. 에이오팜이 최우수상을, 바딧과 에이지엣랩스가 우수상을 받았다. 베지스타와 우드워드바이오, 그린과 엔텍바이오에스, 부즈앤버즈와 윌리스빌이 입선했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은 농식품 창업 콘테스트 2022 후속 행사로 11월 3일, 서울 강남 코엑스 푸드위크에 전시관을 마련하고 ‘농식품 창업 콘테스트 농(農) 파티 데모데이’를 열었다. 이번 수상 기업들의 사업 부문과 성과, 미래 계획을 조명하는 행사다. 나아가 이들이 스타트업 생태계 관계자들과 교류하며 협업하고 상승 효과를 내도록 지원한다.
박서영 대표와 ESG 푸드테크 스타트업 에스와이솔루션은 고기만큼 맛있는 대체육 ‘미트체인지’를 앞세워 우리나라 육가공 시장의 변화를 이끌 포부를 밝혔다. 식물성 지방구, 캡슐로 만든 지방을 대체육에 적용해 씹는 순간 고기의 맛과 향과 육즙을 재현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이 기술로 대체육 업계 최초로 TIPS도 수행 중이다. 이미 구내식당, 급식에서 맛과 향을 인정 받았고 우리나라 식품 대기업과의 협업도 추진 중이다. 박서영 대표는 수상을 계기로 세계 시장에 진출해 대체육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연간 생산되는 농산물의 수량은 1조 개 이상이다. 지금까지는 이 농산물을 모두 사람의 눈으로 선별했다. 이는 농가의 인건비 상승과 능률 저하로 이어진다. 에이오팜은 농산물의 내외부 결함을 인공지능으로 선별하는 기술을 내놨다. 한 시간에 3만 3,000개 농산물을 99% 정확도로 분별한다. 이미 국내 곳곳 농협의 선별 센터에서 효용 검증도 마쳤다. 에이오팜은 인공지능 선별 기술을 한층 고도화, 농산물의 당도와 내부 품질은 물론 축산물의 품질까지도 정확하게 선별 검증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바딧은 인공지능 송아지 질병 조기발견·정밀 사육 솔루션으로 우수상을 받았다. 송아지는 대부분 소화기나 호흡기 질환으로 폐사한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신민용 대표는 송아지를 개체별로 모니터링, 질병 유무를 미리 파악하고 폐사를 줄이는 기술 파머스핸즈를 연구했다. 카메라와 센서로 송아지의 움직임을 살피고 생육 데이터를 추출해 관리하는 원리다. 데이터는 상세 분석해 보기 좋게 스마트폰 앱으로 전송까지 해 준다. 송아지 폐사율을 13%에서 1%대로 줄인 신민용 대표는 건강한 축산, 나아가 동물 전반의 건강한 삶을 만드는 기업으로 발전할 각오를 밝혔다.
에이지엣랩스는 신소재 ‘뮤신’으로 바이오 식품을 만든다. 뮤신은 피부 속에 깊이 스며들어 줄기세포와 보습 성분을 증진하고 장 건강까지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정석 대표는 장시간 연구 개발해 뮤신의 정제 추출과 표준화 기술력을 독보적인 수준까지 높였다. 에이지앳랩스는 뮤신과 콜라겐을 융합해 ‘맛있게 먹는 피부 화장품’을 만든다. 나아가 피부에 이어 다이어트, 프로 보디빌딩 선수용, 미백과 장 건강, 갱년기 등 여러 소비자층을 위한 뮤신 영양케어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베지스타는 ‘신선편이 농산물 제조 솔루션’을 개발한다. 10년간 농산물 유통 업계에서 일했던 한형석 대표는 농가로부터 품질 좋은 농산물을 직매입, 튼튼한 제조 인프라로 신선편이 농산물 가공품을 제작해 파트너 기업에 전달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고품질 농산물 구매와 가공에 집중하고 유통 구조를 단순화한 베지스타는 스마트팜, 정보통신기업을 인수합병해 역량을 강화한다. 이어 신선편이 밸류 체인을 고도화해 농산물 유통 시장을 견인, 2023년 매출 1,000억 원을 노린다.
우드워드바이오의 기술력은 친환경 탈수축합반응이다. 식품 보존제와 물티슈, 화장품 보존제 등에 쓰는 살생물제 소재 ‘이녹실라’를 고효율·친환경으로 만드는 기술이다. 김갑용 대표는 이녹실라가 독성은 없으면서 방부 성능과 항균력이 매우 우수하다고 말한다. 이미 이들은 산후조리원용 물티슈 소재로 이녹실라를 공급 중이다. 우드워드바이오는 이 소재의 특성을 강화하고 안전성과 호환성을 높인 차세대 소재 a-이녹실라를 개발했다. 살생물뿐만 아니라 식품, 화장품과 의류 등 여러 방면에 진출할 계획이다.
스마트·실내 농업은 날씨, 기온 등 환경의 영향 없이 언제 어디서나 식량을 생산할 기술로 주목 받는다. 세계 각국 농업 기업들이 스마트·실내 농업에 매진하는 이유다. 그린은 실내 환경에 가장 잘 어울리도록, 가장 좋은 성과를 내도록 실내 농업 기기와 기술을 최적화하는 노하우를 가졌다. 어디에든 저비용, 고효율 실내 농업 기기를 설치해 농작물을 생산하도록 돕는 셈이다. 그린은 이 기술로 스마트·실내 농업 업계를 선도하는 한편 농가의 생산성 향상도 이끌겠다고 밝혔다.
가축이 숨쉴 때 내뿜는 메탄 가스는 지구 온난화를 가속하는 온실 가스여서 세계 각국의 환경 문제가 됐다. 김의철 엔텍바이오에스 대표는 바이오매스 기술로 가축의 메탄 배출량을 줄이는 사료를 만든다. 국내산 식물 자원에 변형과 변성화 기술을 활용, 고유의 미생물 증식을 유도하는 원리다. 그러면 가축의 소화를 도와 메탄 배출량을 줄이고 영양 보급 효과도 낳는다. 김의철 대표는 자사의 저메탄 사료가 축산 농가의 사료 구입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가축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탄소중립에도 공헌한다고 강조했다.
집에서 나만의 맥주를 만드는 홈브루잉에 관심을 가졌다면, 스타트업 부즈앤버즈의 ‘보글’을 주목하자. 제조 기간이 길고 주종이 한정되며 만드는 데 비용이 많이 들던 기존 홈 브루잉의 단점을 해결할 기기다. 유관석 대표는 부즈앤버즈 보글을 쓰면 이전보다 짧은 시간 안에, 원하는 맛과 도수와 향을 가진 맥주를 간편하게 만든다고 강조한다. 이들은 지역의 친환경 농산물과 벌꿀로 만든 주류를 발판 삼아 맥주 양조 문화를 전파하고, 고도화된 자동화 홈브루잉 기기로 이 문화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윌리스빌은 독자 개발한 반려동물 특화 유산균으로 프로바이오틱스 솔루션을 만든다. 유산균 기업에서의 경력을 살려, 이상휘 대표는 반려동물이 맛있게 먹기만 하면 장과 관절, 피부 건강을 챙기도록 돕는 빌리스벳 유산균 제품군을 개발했다. 나아가 반려동물의 장내 미생물을 검사해 건강 상태와 질병 유무를 검진하는 키트도 선보였다. 윌리스빌은 유산균 기술을 활용해 사람과 반려동물과 지구 모두 행복하게 만드는, 나아가 바람직한 반려동물 문화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농식품 창업 콘테스트 2022 수상 기업 데모데이가 끝난 후,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은 지난 대상 수상 스타트업 대표들을 초빙해 후속 성과를 공개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2019년 농식품 창업 콘테스트 대상 수상 기업 스티커스코퍼레이션은 M&A를 성공리에 마쳤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반려동물 맞춤형 처방식과 건강식을 만든 성과를 인정 받은 결과다.
2020년 농식품 창업 콘테스트 대상 수상 기업 뉴트리인더스트리는 곤충 동애등애를 활용해 음식물 쓰레기를 친환경 분해한다. 이 곤충을 가공해 특정 성분을 강화한 사료로도 만든다. 홍종주 뉴트리인더스트리 대표는 수상 이후 투자금을 유치해 스마트 공장을 구축 중이라고 밝히며 많은 기업이 이 행사에 도전해 발전하기를 당부했다.
2021년 농식품 창업 콘테스트 대상 수상 기업 에이비씨써클은 10분만에 토양의 병충해를 감별하는 키트를 개발했다. 박인서 에이비씨써클 대표는 수상을 계기로 제품을 알린 덕분에, 국내외 농업 기관과 농가 여러 곳에 키트를 수월하게 보급 중이라고 밝혔다. 공동 연구 논의와 투자의 계기가 됐다고도 말했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은 “농업과 푸드테크 부문의 문제를 해결하고 혁신을 주도할 스타트업이 이번 콘테스트에 모였다. 농식품 창업의 주역인 이들 기업이 마음껏 꿈을 펼치도록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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