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현장서 무 뽑듯 30명 구한 의인들 찾았다

박지혜 2022. 11. 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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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30명가량을 구하고 홀연히 사라졌던 의인들이 누구인지 밝혀졌다.

충청북도 청주시에 사는 20대 A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6시께 친구 5명과 핼러윈 축제를 즐기기 위해 이태원을 찾았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AFP 통신에 자신들의 구조 활동 등 이태원 참사 당시 상황을 전했는데, 이를 본 A씨는 "내가 경험한 일들과 일치한다. 내가 찾고 있는 사람들이 분명하다"고 확신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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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30명가량을 구하고 홀연히 사라졌던 의인들이 누구인지 밝혀졌다.

충청북도 청주시에 사는 20대 A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6시께 친구 5명과 핼러윈 축제를 즐기기 위해 이태원을 찾았다.

당시 이들은 해밀톤호텔 옆 계단으로 진입했다가 위아래 인파에 끼여 넘어지면서 4명의 남성에게 깔렸다고 한다.

15분가량 깔려 꼼짝 못한 A씨는 ‘이대로 죽는구나’ 생각하며 빠져나가는 걸 포기할 즈음, 건장한 체격의 흑인 남성이 키 182cm, 몸무게 96kg인 자신의 팔과 겨드랑이를 잡더니 밭에서 무를 뽑듯이 인파 속에서 자신을 구조했다고 했다.

흑인 남성은 A씨뿐만 아니라 다른 외국인 2명과 함께 계속해서 압사 위기의 사람들을 구조했고, 119 구급대원들이 출동한 후 조용히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을 찾은 외국인이 지인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A씨의 사연이 알려진 뒤 그를 구해준 은인이 경기도 동두천시 캠프 케이시에서 근무하는 자밀 테일러(40), 제롬 오거스타(34), 데인 비타스(32) 등 3명의 미군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AFP 통신에 자신들의 구조 활동 등 이태원 참사 당시 상황을 전했는데, 이를 본 A씨는 “내가 경험한 일들과 일치한다. 내가 찾고 있는 사람들이 분명하다”고 확신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테일러 등 3명은 AFP에 지난 주말 비번이어서 핼러윈 축제를 즐기기 위해 이태원을 찾았다가 참사 위기를 맞았다고 했다. 그러나 간신히 골목 옆 난간으로 피한 뒤 깔린 사람들을 보고 구조에 나섰다고 밝혔다.

테일러는 “깔린 사람들이 공황 상태에 빠지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했다. 여기저기서 소리를 질렀다”며 “우리는 많은 사람을 인근 클럽으로 대피시켰다. 클럽 바닥엔 누워있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고 전했다.

비타스는 “우리는 밤새 깔린 사람들을 구조했다”고 했고, 오거스타는 “군중에 짓밟힌 여성들이 많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테일러는 또 “우리는 덩치가 큰 덕에 빠져나왔지만 바로 상황이 악화하며 재앙이 발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방에 사람들이 모두 땅에 엎드린 채 깔려 있어서 그들을 앞으로 밀고 짓밟을 수 없었기 때문에 (뒤에) 사람들이 그 위로 넘어지면서 쌓였다”고 설명했다.

세 사람은 “운이 좋아 살아남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2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공간이 마련된 이태원역 1번출구에서 외국인들이 슬픔을 달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A씨는 “우리가 갇혔던 곳은 골목의 중간이어서 구급대가 제일 늦게 접근한 곳이고 구조가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미군들이 그곳에서 적극적으로 구조활동에 나선 덕에 인명 피해가 줄었다. 포기할 수 있는 상황에서 도움을 준 그들을 꼭 만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혜 (nonam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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