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3500억 자사주+광폭배당 계획공개…고공행진 이어가나
KT&G가 올해 3분기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는 실적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금리인상과 경기침체로 상장사들의 어닝쇼크가 잇따르는 가운데 나온 성과라 의미가 깊은데 전 사업부문에서 성장세가 유지됐다는 점에 긍정적인 평가가 내려진다. 전자담배와 수출시장에서 선전하면서 환율상승에 따른 반사이익까지 톡톡히 누렸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KT&G는 연간 배당도 확대해 기업가치를 더욱 높인다는 방침이다.
3일 KT&G는 올해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6209억원, 4056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증권가 컨센서스(실적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치다. 올해 누적매출액과 영업이익은 4조4410억원, 1조662억원으로 11.6%, 1.1% 늘었다.
증권가는 KT&G가 내수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는 가운데 판매량이 다소 늘어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내수 일반 담배 총수요는 170억본으로 추산되는데 KT&G의 판매량은 1% 증가해 점유율이 전년 동기대비 0.5%포인트 늘어난 65.6%를 기록했을 것"이라며 "궐련형 전자담배 침투율은 17%, KT&G의 점유율은 47%가 예상된다"고 분석한 바 있다.
3분기 실적이 예상치에 부합했기 때문에 시장점유율과 관련한 기존 분석도 실제와 다르지 않았을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3분기에는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결과 수출시장에서 이익률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파악된다. KT&G는 수입 원재료 비중이 낮고 곡물가격 변동성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라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마진이 커진다.
특히 전자담배 수출실적이 든든한 효자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KT&G는 지난 2020년 글로벌 담배기업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해외 시장 공략에 힘을 싣고 있다. 현재까지 궐련형 전자담배 '릴'을 전세계 31개국에 진출시켰다.지난 2017년 약 33조원 규모였던 전세계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지난해 60조원 이상으로 2배 가까이 성장한 바 있다.
KGC인삼공사가 코로나19 여파를 딛고 3분기 실적 반등에 성공하며 내년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3일 KT&G에 따르면 자회사 KGC인삼공사의 3분기 매출액은 4290억원, 영업이익은 748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동기대비 2.7%, 9.2% 상승했다. 코로나19 타격이 시작된 2020년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10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던 매출이 반등을 이뤄낸 것이다. 특히 올해 3분기 실적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3분기 보다도 상승해 향후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3분기 실적 회복은 해외 수출실적 개선의 공로가 컸다. KGC인삼공사 3분기 해외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9% 상승한 508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수출 국가인 중국 수출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86.9% 상승하며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고, 일본과 대만 수출 역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0.7%, 62.5% 상승했다.
KGC인삼공사는 글로벌 경제침체 상황에서도 해외 홍삼 수출 확대 효과를 누리며 3분기 실적을 선방했다. KGC인삼공사의 해외수출 실적 개선은 '글로벌 현지화 전략'이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중국, 미국, 일본, 대만 4대 법인을 중심으로 현지 소비자 타겟 마케팅 활동 등 현지중심 사업모델을 재구축하고, 국가별 디지털 시장환경에 부합한 플랫폼을 구축해 글로벌 온라인사업 경쟁력을 강화한 것이다.
KGC인삼공사가 3분기 실적 반등에 성공하며 내년 성장에 대한 전망도 밝다. 글로벌 사업에 대한 경영성과가 턴어라운드를 일궈 가시화 되고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면세점 채널의 3분기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68.9% 성장하며 점진적인 회복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공격적인 글로벌 시장 확대에 따른 3분기 실적 반등과 함께 내년에는 본격적인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다"면서 "글로벌 현지화 전략을 지속 추진하며 해외 매출 성장을 가시화하고, 신제품 출시 등 본격적인 리오프닝을 대비해 전방위적 마케팅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KT&G의 실적개선은 높은 가치가 있다는 것이 증권가의 평가다.
담배생산 기업들은 궐련형이나 전자담배 가운데 하나의 비중이 압도적인 곳이 많은데 KT&G는 두가지 포트폴리오를 함께 지니고 있는데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일반 담배와 전자담배 점유율이 동반상승하는 업체이기 때문이다. KT&G 주가가 올 들어 연일 강세를 보인 까닭이다.
KT&G는 올해 1월 한 때 7만6600원(장중)까지 빠지기도 했으나 호실적을 바탕으로 반등하기 시작해 현재는 9만원대 중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최근 한국증시 낙폭을 생각하면 무척 뛰어난 성과다. 여기에 주주환원 정책까지 강화됐기 때문에 당분간 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KT&G는 이날 실적발표와 함께 자사주매입, 배당확대 계획도 공개했다. 공시에 따르면 KT&G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2023년 2월3일까지 370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할 예정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35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배당수익률도 오른다. 지난해 보통주 1주당 4800원을 배당, 배당수익률 5.7%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배당액이 최소 5000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KT&G측은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에 기반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2022년 회계연도 주당배당금을 200원 이상 증액하는 것을 고려중"이라며 "최종 배당금은 2023년 초 이사회 결의를 거쳐 정기주주총회에서 확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지속적인 주주가치 제고를 목표로 2021년 11월 4일 발표한 중장기 주주환원정책 이행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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