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에 돈줄도 막혔다" 공매 속출…지방 사업장이 무너진다

배규민 기자 2022. 11. 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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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하락과 자금경색으로 부동산 사업장이 줄줄이 공매로 넘어가고 있다.

분양이 되지 않고 자금줄이 막힌 시행사가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지면서 금융기관이 담보로 잡은 오피스텔, 토지 등을 처분해 자금 회수에 나서기 때문이다.

C증권사 부동산PF 담당 임원은 "자금경색과 경기 불황에 신규 부동산 PF가 모두 막혔다"면서 "공매로 넘어가기 직전에 사업성이 좋은 사업장을 대상으로 인수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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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 고강도 대출규제와 금리인상 등으로 부동산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청약시장 흥행불패 지역이던 서울에서도 미계약,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29일 부동산R114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27일 기준 올해 전국에서 1·2순위 청약을 진행한 211개 단지 가운데 1개 주택형이라도 미달이 발생한 단지는 총 63곳에 달했다. 전체 단지의 29.85%가 미달이 발생했다. 특히 같은 기간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들어선 ‘칸타빌 수유팰리스’의 미분양은 179가구에 달했다. 현재 미계약 물량은 줄고 있지만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지의 경우 내달 1일 5번째 무순위 청약이 진행된다. 사진은 29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 팰리스’. 2022.7.2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집값 하락과 자금경색으로 부동산 사업장이 줄줄이 공매로 넘어가고 있다. 분양이 되지 않고 자금줄이 막힌 시행사가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지면서 금융기관이 담보로 잡은 오피스텔, 토지 등을 처분해 자금 회수에 나서기 때문이다. 연말로 갈수록 공매로 넘어가는 사업장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오피스텔·토지·상가 공매행…분양 안되고 자금 조달 못해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구시 동구 신서혁신도시 오피스텔(하우스디 어반 메가시티) 521실이 지난달 공매 물건으로 나왔다. 이 오피스텔은 2020년 5월 분양해 올 2월 준공했다. 준공 후에도 전체 물건(1046실) 중 절반이 미분양됐다. 해당 시행사는 디폴트를 선언했고 KB부동산신탁을 통해 공매를 진행 중이다.

책임준공확약에 따라 시공사인 대보건설은 준공을 끝냈지만 공사비를 전부 받지 못했다. 대보건설 관계자는 "공사비 일부를 받지 못해 대손 처리를 했다"면서 "공매 낙찰이 되면 일부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실패한 사업장도 공매에 나왔다. 경기도 화성시 장안면 93개 필지는 공동주택을 짓기 위해 시행사가 땅 작업을 끝냈지만 결국 지난달 공매로 올라왔다. 개발 사업 초기에는 토지 매입, 설계비 등의 비용을 위해 단기 대출 상품인 브릿지론을 받고 본격적인 착공 등 사업을 위해서는 본 PF 대출을 일으켜 상환해야 하는데 최근 자금경색으로 조달 길이 막혔다.

PF대출을 위해서는 시공사의 보증이 필요한데 시공사도 몸을 사리고 있어 결국 기한이익상실에 처하는 경우가 많다. 기한이익상실은 금융기관이 채무자의 신용위험이 커졌다고 판단하면 대출만기 전에라도 남은 채무를 일시에 회수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화성 사업장의 경우 담당 시행사는 공매가 부당하다고 판단해, 환가절차중지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경기도 평택시 평택동에선 9층짜리 상가 전체가 공매가 나왔다. 이 중 신탁사 보유분인 381호실이 공매 절차를 밟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분양이 이뤄지지 않는 데다 자금 조달에 실패한 탓이다.

A신탁사 관계자는 "미분양 사업장도 담보가 있기 때문에 담보대출을 받으면 되는데 최근 금융기관은 어떤 대출도 해주지 않는다"면서 "대출 상환에 실패하면서 디폴트 상황에 처해지는 사업장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연말부터 무너지는 사업장 많아질 것"…금융기관 NPL 시장 대비
시장에서는 올 연말을 기점으로 자금 압박을 버티지 못한 사업장이 줄줄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B시행사 임원은 "서울 소재 주상복합 분양 물량이 100실이 넘는데 계약분이 4실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다"면서 "자금 동원력이 되는 시행사는 버티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결국 손을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부동산 NPL(부실채권)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준비하는 증권사도 있다. 미분양이 생긴 사업지나 본 PF대출을 받지 못한 곳, 인허가 절차 중에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어 무너진 곳 등이 인수 대상이다. 증권사가 펀드를 조성해 일부 자금을 태우고 대주주를 모집하는 형태 등이 될 수 있다.

C증권사 부동산PF 담당 임원은 "자금경색과 경기 불황에 신규 부동산 PF가 모두 막혔다"면서 "공매로 넘어가기 직전에 사업성이 좋은 사업장을 대상으로 인수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금융권 전반에 유동성 문제가 있기 때문에 100억~200억원 단위의 소규모 펀드 조성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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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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