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이닉스 추월하나… 마이크론, 5세대 10나노 양산 임박

전혜인 2022. 11. 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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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삼분하고 있는 미국 마이크론이 10나노(㎚)대 4세대(1a) D램, 232단 낸드플래시 최초 양산에 이어 10나노 5세대(1b) D램에서도 세계 최초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10나노대 후반을 의미하는 1~3세대(1x, 1y, 1z) 공정의 경우 삼성전자가 항상 '세계 최초'의 기록을 이어 왔으나, 지난해 1월 마이크론이 4세대 1a D램을 양산했다고 깜짝 선언하며 처음으로 최초 타이틀을 넘겨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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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제조사에 샘플 발송
전 제품보다 전력효율 15% ↑
'D램 최초 타이틀' 가져갈 듯
반도체 불황 속 시장 선점 풀이
마이크론이 미국 아이다호주에 건설하는 D램 생산공장 조감도. <마이크론 홈페이지 캡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삼분하고 있는 미국 마이크론이 10나노(㎚)대 4세대(1a) D램, 232단 낸드플래시 최초 양산에 이어 10나노 5세대(1b) D램에서도 세계 최초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불황이 지속되면서 업체 간 경쟁이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기술 격차가 더욱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최근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10나노대 5세대(1b) 공정을 적용한 저전력 이중 데이터 속도 5X(LPDDR5X) 시제품 샘플을 발송했다.

1b D램은 10나노대 공정으로 생산하는 5세대 D램 공정을 의미한다. 마이크론은 이 제품의 구체적인 스펙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이전 버전보다 15% 더 나은 전력 효율과 면적당 저장된 비트 수를 35% 향상시켰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D램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은 43.3%로 1위고,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각각 28.1%와 23.6%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이들 D램 제조사들은 회로 선폭을 줄여 집적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미세공정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10나노대 후반을 의미하는 1~3세대(1x, 1y, 1z) 공정의 경우 삼성전자가 항상 '세계 최초'의 기록을 이어 왔으나, 지난해 1월 마이크론이 4세대 1a D램을 양산했다고 깜짝 선언하며 처음으로 최초 타이틀을 넘겨주게 됐다.

최근 마이크론은 지속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보다 한발 빠른 제품 양산 소식을 전해오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28단 낸드플래시 제품에 주력하던 지난 2020년 말 176단 낸드플래시 제품 개발을 가장 먼저 알리는가 하면 올해 7월에는 232단 낸드플래시 양산도 마이크론이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이다.

마이크론은 이미 지난 5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베스터 데이 2022'에서 올해 중으로 1b D램의 양산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b D램 제품 양산 계획 시점이 내년 초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1b D램의 최초 타이틀도 마이크론이 가져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은 메모리반도체 기술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업체 간 격차가 많이 줄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아직까지 경쟁력에서는 밀리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론이 1a D램 양산 소식을 전한 몇 달 후인 지난해 4월 진행한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당사가 양산할 예정인 1a D램은 14나노"라며, 그간 공식화되지 않았던 선폭의 수치를 공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a D램 제품에서부터 EUV(극자외선) 공정을 적용해 더 미세한 공정이 가능한데, 마이크론은 현재 시제품 생산 중인 1b D램에서도 EUV 공정을 적용하지 않고 기존 불화아르곤(ArF) 공정을 활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이크론은 10나노대 6세대인 1c D램부터 EUV 공정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렇듯 마이크론이 1위 타이틀 경쟁 구도로 시장을 끌어가고 있는 것은 최근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차세대 제품에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 중인 자국 내 반도체 공급망 강화 정책도 마이크론에게 유리한 조건이다. 마이크론은 이와 관련 지난 9월 미국 아이다호에 150억달러를 들여 신규 D램 공장 건설에 들어간 데 이어 10월에는 뉴욕 북부에 1000억달러를 투입해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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