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에 보험사 건전성 위협...흥국생명 이어 DB생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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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금리 인상과 자금 시장의 침체로 보험사들의 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다.
농협생명이 RBC비율이 하락한 것은 2020년 32조원 규모의 만기 보유채권을 매도 가능 채권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농협생명은 "올해 들어 시장 금리가 이례적으로 급등하자 매도 가능 채권에서 대규모 평가 손실이 발생한 것"이라며 "장부상 가치일 뿐"이라고 전했다.
금리 인상으로 농협생명 뿐 아니라 일부 보험사들의 RBC비율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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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가파른 금리 인상과 자금 시장의 침체로 보험사들의 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다. 채권 발행을 미루거나 영구채 콜옵션 만기를 미루고 있다. 실제 흥국생명에 이어 DB생명도 3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를 내년 5월로 변경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보험사 건전성을 면밀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NH농협생명의 재무건전성 악화를 들여다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일시적인 건전성 악화를 해결하기 위해 유동성 평가 기준 연말까지 한시 완화키로 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농협생명의 자본잠식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검토하기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단 재무건전성이 악화됐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사유에서 그런 것인지 향후 문제는 없는지 살펴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농협생명은 올해 9월말 기준 5조5000억원의 평가 손실이 발생해 4820억원 규모의 자본 잠식이 발생했다.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로 쓰이는 지급여력비율(RBC)이 107%까지 떨어졌다. RBC란 위험기준자기자본이라는 의미로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보험사가 계약자의 보험금 요청 시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가에 관한 지표다. 금융당국은 150%를 유지하라고 권고한다. 농협생명이 RBC비율이 하락한 것은 2020년 32조원 규모의 만기 보유채권을 매도 가능 채권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만기보유채권은 취득 원가로 기록되지만 매도가능 채권은 시가로 평가된다.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 평가이익이 자산에 반영돼 자본을 확충(RBC비율)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금리 인하 시기에는 매도가능채권은 평가 이익이 발생하지만 인상 시기에는 반대로 평가손이 발생한다. 또 한번 채권 분류를 바꾸면 3년간 재조정이 불가하다.
농협생명은 "올해 들어 시장 금리가 이례적으로 급등하자 매도 가능 채권에서 대규모 평가 손실이 발생한 것"이라며 "장부상 가치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단 지표상 건전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와 대외 신인도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금리 인상으로 농협생명뿐 아니라 일부 보험사들의 RBC비율은 하락했다. 올해 3·4분기 DGB생명의 RBC비율은 전년 동기보다 91%p 하락한 113.1%로 나타났다. 한화생명의 RBC 비율도 지난해보다 36.1%p 내린 157%로 금융당국 권고치 150%를 조금 상회했다. 매도가능 채권에서 평가손실이 발생하면서 RBC비율이 감소하고 있다.
자본 확충에 나서야 하지만 이 역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채권 시장이 침체되면서 채권 발행이 안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흥국생명은 외화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우리은행이 2009년 외화 후순위채에 대한 조기상환을 하지 않기로 한 이후 두 번째다. DB생명도 이날 오는 13일 예정된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일을 내년 5월로 변경했다. DB생명이 콜옵션을 연기한 신종자본증권은 지난 2017년 발행한 것으로 300억원 규모다.
한화생명은 2018년 4월 외화 신종자본증권 10억 달러를 발행, 내년 4월 조기상환 시기 도래를 앞두고 있다. KDB생명도 2018년 5월 2억 달러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 내년 5월 조기상환 시기 도래를 앞두고 있다.
특히 한화생명은 지난 2월 7억5000만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이미 발행했고 추가로 7억 5000만달러 발행을 예고했지만 최근 시장 상화 악화로 연기한 상태다.
금융당국도 보험사 돕기에 나섰다. 우선 보험사 경영실태 평가 시 유동성 지표의 평가 등급을 1등급씩 상향 적용키로 했으며 보험사 유동성 비율 규제 시 유동성 자산의 인정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조속히 추진키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들의 펀더멘탈은 매우 우수한 편"이라며 "최근 조달 시장의 문제로 어려움이 있지만 기업의 근본적인 가치가 흔들리는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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