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궁 미사일 교신 끊겨 공중 폭발·패트리엇은 레이더 오류로 발사 취소

박성진 기자 2022. 11. 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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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무더기로 미사일 도발한 2일 요격미사일 실사격 훈련에서 발생
·군, 현무·에이태큼스 미사일에 이은 지대공 미사일 발사 실패
군이 지난달 27일 2022년 호국훈련의 일환으로 실시한 ‘전구탄도탄 대응훈련’에서 천궁 포대 요원들이 발사대로 이동하고 있다. 공군 제공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형 3축 체계’ 관련 무기들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공군이 지난 2일 충남 보령 대천사격장에서 개최한 ‘2022년 유도탄 사격대회’에서 국산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궁’ 1발이 비행 중 공중 폭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은 사격 전 오류가 발견돼 발사가 취소됐다. 천궁과 패트리엇 실사격 훈련은 이날 가상의 적 공중 위협을 시현한 무인표적기를 실제 유도탄으로 격추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공군 관계자는 3일 “발사 전 천궁 유도탄이 비정상으로 확인돼 예비탄으로 교체 후 사격했다”며 “천궁이 발사 후 10여초간 약 25㎞ 비행 후 레이더와 유도탄 간 신호 불량으로 자폭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행 중간 단계에서 유도탄과 사격통제레이더 간 교신이 계속 이뤄져야 하는데 그게 불안정했다고 추정하고 있다”며 “요격 미사일은 교신이 불안정한 상태로 특정 시간이 지나면 지상에 충돌하지 않도록 공중에서 폭발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공군 관계자는 “천궁 교신 불량과 폭파 원인 등에 대해서는 국방과학연구소(ADD)와 제작 업체가 로그파일 등을 분석해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궁은 2017년 전력화 이후 지난해까지 17발 발사가 모두 성공했으며, 이번이 첫 실패라고 공군은 전했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천궁은 2015년부터 군에 배치돼 운용되고 있다. 최대 사거리는 40㎞이다. 15㎞ 안팎 고도로 비행하는 물체를 요격하는 데 사용된다.

패트리엇 미사일은 발사 직전 오류가 포착돼 발사가 취소됐다. 공군 관계자는 “패트리엇 첫번째 발은 정상적으로 발사됐는데 두번째 발은 발사준비 과정에서 사격통제레이더에 ‘폴트’(오류)가 떴다”며 “주변 안전을 위해 바로 발사를 취소했다”고 말했다.

실사격에 동원된 패트리엇 미사일 2발은 PAC-2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신형인 PAC-3 MSE일 경우 제조국인 미국과 실사격을 제한한다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2014년 도입 이후 한번도 국내에서 실제로 발사된 적이 없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실제 상황에서 정상 작동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한국형 3축 체계’의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군은 오는 9일엔 작년 9월 전력화한 ‘천궁-Ⅱ’의 최초 실사격을 실시할 계획이다. ‘천궁-Ⅱ’는 적 항공기뿐만 아니라 탄도미사일까지 탐지·추적해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최근 북 핵·미사일을 대비하는 3축 체계의 상징적인 무기들이 잇따라 발사에 실패하고 있다. 3축 체계는 북한 핵·미사일을 선제타격하는 ‘킬 체인’(Kill Chain), 북한이 쏜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탄도미사일을 대량으로 발사해 북한을 응징하는 ‘대량응징보복’(KMPR) 등으로 이뤄졌다. 현무는 킬 체인, 패트리엇은 KAMD, 에이태큼스(ATACMS)는 KMPR의 핵심 무기체계들이다.

앞서 지난달 5일에는 군이 강원 강릉시 공군비행장에서 발사했던 에이태큼스 전술지대지 미사일 2발 중 1발이 비행 중 오작동으로 추적 신호가 끊기는 사고가 발생했다. 에이태큼스 발사 직전인 지난달 4일 밤에는 현무-2C 탄도미사일이 강릉에서 비정상 비행 후 전방이 아닌 엉뚱한 후방지역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있었다.

이밖에 해군이 운용하는 SM-2 미사일의 경우 2004년부터 올해까지 발사한 36발 가운데 11발은 표적에 명중하지 못하고 빗나간 사실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이 가운데 6발은 유도탄 결함이 원인으로 파악됐다. 지난 7월에는 해군이 미국 하와이 해상에서 실시한 SM-2 실사격 훈련에서 2발 중 1발이 목표물을 요격하지 못했다.

박성진 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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