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여파는 4분기 실적반영
카카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보다 감소했다.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가 지난해보다 83만명 늘어나는 등 서비스 영향력이 높아졌지만, 콘텐츠 등 주요 부문의 이익이 줄고 미래성장동력을 위한 투자가 늘면서 성장세가 꺾였다.
4분기 실적 역시 긍정적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발생한 대규모 서비스 장애 보상 비용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사고 수습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전사적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며 "빠르게 신뢰를 되찾고 그간 준비한 변화들이 실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매출 늘었지만, 영업익 감소
카카오는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858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1조7408억원보다 7% 증가한 수치다.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문은 플랫폼으로 나타났다. 플랫폼 부문 매출은 986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7% 늘었다.
플랫폼 부문 성장은 '톡채널 메시지'와 '선물하기'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모빌리티 이동 수요가 늘고, 결제와 금융 서비스 거래액이 증가하면서 플랫폼 부문 실적을 견인했다.
반면 콘텐츠 부문 매출은 871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 감소했다. 자사 아티스트들의 음원 및 음반 판매가 늘고, 콘서트와 해외 활동의 영향으로 음악 콘텐츠 매출이 증가했지만, 최근 게임 '오딘'의 매출이 하향 안정화되면서 전반적으로 콘텐츠 부문 매출이 낮아졌다.
영업이익은 1503억원으로 전년 동기 1682억원보다 11% 감소했다. 증권가 전망치인 1700억원을 밑도는 수치다. 콘텐츠 부문의 실적 감소에 더해 전반적인 인건비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의 3분기 영업비용은 1조708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 늘었다.
"4분기 영업이익률, 보수적으로 전망"
업계에선 카카오의 4분기 실적이 긍정적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달 SK(주)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입주사였던 카카오 서비스가 장애를 겪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 보상 비용을 치러야한다.
배재현 카카오 수석부사장은 "매출 성장이 둔화하고 있고, 최근 발생한 IDC(데이터센터) 화재 영향이 더해져 4분기 영업이익률은 매우 보수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내년 1분기엔 보상과 대책 마련 등을 마치고 다시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배 부사장은 "내년엔 그동안 준비해온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비즈니스 기회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화재 정보 공개하고 방재 강화"
홍 대표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데이터센터 화재 대응 계획을 밝혔다. 그는 "관련 정보와 개선 사항을 최대한 공개해 카카오뿐만 아니라 한국 IT 업계 전반의 기술 발전에도 기여하면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건립 중이거나, 건립 예정인 자체 데이터 센터는 이번 사고를 교훈 삼아 방재 시설을 더욱 안전하게 구축할 예정"이라며 "블랙아웃과 같은 비상상황에 대비해 비상발전기와 UPS(무정전 전원장치) 설치를 강화하고 자체 데이터센터의 안정성을 한층 더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자신과 각자 대표를 맡았던 남궁훈 전 대표가 사임한 뒤에도 카카오의 방향성을 지켜갈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홍 대표는 "최근 남궁훈 대표의 사임으로 그전 진행되던 주요 사업 계획에 대해 일부 투자자분들의 우려가 있다"며 "이전부터 남궁훈 대표와 카카오톡 비전에 대해 활발하게 협의해온 만큼, 관심사 기반의 비즈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고 커뮤니케이션 영역을 확장하는 방향성에는 변함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장애로 카카오의 사회적 책임감과 펀더멘탈(기초체력)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됐다"며 "카카오톡의 순기능을 더욱 확장하면 더욱 지속 성장 가능한 기업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문어발 지적엔 "숫자보단 특성 주목해야"
이날 컨퍼런스콜에선 계열사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도 나왔다. 배 부사장은 "계열사 수보다 특성과 구성에 주목해달라"며 "전체 계열사 중 30인 미만의 소규모 회사가 80%에 이른다"고 답했다.
이어 "이런 소규모 회사는 대부분 웹툰, 웹소설, 게임 개발, 영상 및 음악 제작 등 글로벌 IP(지식재산권) 콘텐츠 제작사와 일부 스타트업 회사"라며 "소규모 회사를 제외하면 카카오의 주요 계열사는 10개 미만"이라고 덧붙였다.
계열사 수는 많지만 실제로는 작은 회사들이 대부분이라는 설명이다. 배 부사장은 "카카오는 초창기부터 많은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상생하면서 카카오와 스타트업 모두의 성장을 이끌어왔다"며 "앞으로도 사회적 책임과 위상에 맞게 스타트업 생태계 기여도를 높일 수 있는 방식의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회사 상장 계획에 대해선 "카카오 주주를 보호하고,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해당 계열사의 기존 주주와 투자자들과 잘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어 "최근 카카오를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우려를 잘 인지하고 있고, 카카오 공동체의 상장 이슈는 기업 지배구조 관점에서 다시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동일 (vap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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