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실패 해외자원펀드...정부 예비비로 때울 판국

박동환 2022. 11. 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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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앵커해상유전 매각 실패하며
손실보전금 270억원 예비비 편성
패러랠 육상유전펀드도 매각 실패시
내년 손실보전 1526억원 달할 듯
美 앵커해상유전 매각 실패하며
손실보전금 270억원 예비비 편성
패러랠 육상유전펀드도 매각 실패시
내년 손실보전 1526억원 달할 듯
미국 멕시코만 앵커해상유전 <사진출처=한국석유공사>

해외자원개발펀드 청산 실패로 인한 손실 보전 보험금 규모가 애초 편성된 정부 예산의 95%에 달하며 예비비가 지급됐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산업통상자원부 예산안을 분석한 데 따르면 올해 산업부의 국내·외 유전개발 투자위험보증사업은 보험금 지급액이 부족해 예비비 270억원을 편성하는 등 예상치 못한 재정 부담이 발생했던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산업부는 지난 2006년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해 ‘해외자원개발펀드’를 조성하면서 투자자 보호를 위해 손실 일부를 보상하는 ‘투자위험보증사업’을 도입했다. 이 사업은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가 정부로부터 융자금을 지원받아 운영하는데, 무보와 계약을 맺은 펀드에서 투자금 손실이 발생하면 보험금으로 보상한다.

예정처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미국 앵커해상유전 지분 매각 과정에서 당초 손실액의 일부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올해 투자위험보증사업 예산을 282억7500만원으로 편성했다. 그러나 일부 자산 매각에 실패하면서 손실액은 예상했던 5800만달러에서 7600만달러로 1800만달러나 증가했고, 원화 환산 손실은 더 늘어났다. 펀드의 손실금 보전을 위한 보험금 지급액이 부족해지자 산업부는 270억원의 예비비를 추가 편성해 부족분을 때웠다. 최종적으로는 550억원 이상의 예산이 손실금 보전에 들어간 것이다.

앵커해상유전펀드는 한국석유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미국 앵커해상유전의 지분 중 29%를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매입해 펀드로 판매한 상품이다. 2025년까지 운용할 예정이었으나 투자손실이 계속 발생하면서 보험만기 시점인 올해 1월에 맞춰 지분을 매각하고 펀드를 청산할 계획이었다.

문제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올해 9월 기준으로 보험금 지급 대상인 해외자원개발펀드는 앵커해상유전펀드 외에도 내년 1월 보험계약만료 예정인 캐나다 ‘AMMC철광석펀드’와 3월 예정인 ‘미국 패러랠 육상유전펀드’가 있다. 패러랠 육상유전펀드도 유전의 추정 매장량과 생산량이 줄면서 지분매각 협상이 진행 중인 상태다. 삼성물산과 한국석유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전체 지분 중 39%를 한투운용이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예정처에 따르면 내년 펀드 지분 매각으로 3900만달러의 수익(매각대금)이 예상되지만, 보험금 지급 대상 손실보전금은 이보다 훨씬 큰 1억700만달러(약 1526억원)로 추산된다.

이에 산업부는 내년 투자위험보증사업 예산으로 올해보다 1108억원 늘어난 1391억원을 편성했다. 그러나 올해 앵커해상유전 펀드 손실에 따른 보험금을 무보 투자위험보증계정으로 지급할 경우 계정 잔액이 전액 소진될 예정이다. 따라서 패러랠 육상유전펀드에 대한 손실보전 보험금을 내년 예산으로 지급해야하는데 앞선 사례처럼 펀드지분 매각 실패로 손실액이 더 커지면 또 예비비를 편성해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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