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금리 상승에 신종자본증권 발행 잇따라 연기

남정현 2022. 11. 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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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들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차질을 빚으며 유동성 리스크가 증권사에 이어 보험사를 비롯한 국내기업 전체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지난 1일 2017년 발행한 5억 달러(발행 당시 약 5571억원) 규모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중도상환) 행사를 연기한다고 싱가포르거래소에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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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흥국생명,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콜옵션) 미실시
국내 금융기관 중 2009년 우리은행 이후 13년 만
한화생명, 1조 규모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 연기

[서울=뉴시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생보사들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차질을 빚으며 유동성 리스크가 증권사에 이어 보험사를 비롯한 국내기업 전체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지난 1일 2017년 발행한 5억 달러(발행 당시 약 5571억원) 규모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중도상환) 행사를 연기한다고 싱가포르거래소에 공시했다.

앞서 흥국생명은 지난 9월7일 이사회를 열고 조기상환 자금 마련을 위한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하고 이를 추진했지만, 발행 여건이 어려워 콜옵션 행사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지난달 31일 결정을 철회했다.

조기상환 미행사가 디폴트(채무불이행)는 아니지만, 신종자본증권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통상 콜옵션 행사기일을 실질적 만기로 여기고 있고 금융사들도 조기상환하는 것이 관례다. 따라서 흥국생명의 이번 콜옵션 미행사가 한국 기업들의 외화 조달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내 금융기관의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이 연기된 것은 2009년 우리은행 후순위채 이후 13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당시에도 한국물 채권 가격이 급락하는 등 시장 전반에 타격을 입었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 성격을 동시에 지닌다. 후순위 채권인 탓에 금리가 높게 산정되지만, 재무지표 산정 때 자본으로 인정돼 금융기관의 자본 적정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해 저금리시기 기업들이 적극 활용했다.

실제로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쉽지 않다는 건 올 상반기부터 예측 가능했다. 흥국생명(A+)보다 신용도가 높은 코리안리재보험(AA)은 최근 신종자본증권 발행금리를 6.7%에 확정했다. 한화생명은 영구채 조기상환을 위해 지난달까지 1조원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검토했지만 발행 계획을 내년으로 잠정 연기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사태가 커지자 흥국생명의 콜옵션이 합리적 선택이었다며 사태 진화에 나서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전날 "그간 금융위·기획재정부·금융감독원 등은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권 행사와 관련한 일정·계획 등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고 지속적으로 소통해왔다"며 "흥국생명은 채권발행 당시의 당사자간 약정대로 조건을 협의·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후 다음날엔 올해 말까지 생명보험사들의 유동성 평가기준을 한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또 보험업계에 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채권매도 등을 자제할 것을 주문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금리인상, 환율, 글로벌 채권시장 경색 등 시장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신종자본증권 만기가 30년으로 긴 만큼 5년에 한 번씩 콜옵션을 하는 게 관행은 맞지만 이번 한 번은 이를 연기하겠다고 우리 투자자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으로, 향후 시장 상황이 어느 정도 나아지면 다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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