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집회, 작년보다 30% 늘어… 상인들 “주말 매출 반토막”

채민석 기자 2022. 11. 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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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뒤로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주말마다 대규모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무교동 인근에서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정모(59)씨는 "주말에는 맥주 한 잔 하러 광화문 찾는 고객이 많은데 집회가 계속되면서 아예 주말에 광화문 일대를 찾지 않는 것 같다"며 "코로나19가 끝나가면서 겨우 장사가 되나 싶었는데 지난달에는 주말 매출이 작년보다 오히려 적었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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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9월 집회 건수 611건… 올해 동기간 집회는 787건 기록
“정치 세력 싸움에 자영업자 등만 터져… 인파 풍요 속 빈곤”
”집회도 중요하지만 공공이익이 더 중요… 제도적 보완 필요해”
10월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동화면세점 일대에서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 주최로 '자유통일을 위한 천만서명 국민대회'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뒤로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주말마다 대규모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방역 지침에 억눌렸던 집회 수요가 폭발하면서 ‘시위 1번지’인 태평로와 용산구 삼각지 인근은 매주 시위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집회 장소 인근 자영업자들은 계속되는 집회로 매출이 줄면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3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종로와 광화문 일대 신고 집회 건수는 지난 8월과 9월에 각각 395건, 392건으로 총 787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611건보다 약 30% 증가한 수준이다.

크고 작은 집회가 계속되면서 광화문 광장 인근과 삼각지 일대는 주말마다 마비 상태다.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 소속 3만2000여명이 모인 집회가 열린 지난달 22일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대로변은 집회 인원으로 발 디딜 틈이 없이 꽉 찼지만, 시위 현장 바로 뒷골목에 있는 무교동과 북창동 등 상권은 다른 세상처럼 한적했다. 무교동 인근에서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정모(59)씨는 “주말에는 맥주 한 잔 하러 광화문 찾는 고객이 많은데 집회가 계속되면서 아예 주말에 광화문 일대를 찾지 않는 것 같다”며 “코로나19가 끝나가면서 겨우 장사가 되나 싶었는데 지난달에는 주말 매출이 작년보다 오히려 적었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45)씨도 주말 시청역 인근 상황을 ‘풍요 속 빈곤’이라고 표현했다. 김씨는 “한눈에 봤을 때는 인파가 몰려 장사가 더욱 잘 될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집회에 참석한 인원 중에서 인근 상권에서 소비를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평일 매출은 직장인, 주말 매출은 방문객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인데, 시위로 인해 방문객이 줄어들고 있다. 정치 세력 싸움에 자영업자 등만 터지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시민들도 주말에 집회 지역을 방문하기 꺼리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장모(29)씨는 지난 23일 광화문 광장을 방문했다가 1시간도 지나지 않아 발걸음을 돌렸다. 장씨는 “주말에 여유롭게 광화문 광장을 거닐 계획이었는데, 집회로 소음도 심하고 인파도 몰려 정신이 없었다”며 “교통도 불편하고 쓰레기도 거리에 가득했다. 집회가 있는 날에는 가급적 방문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이후에도 대규모 집회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진보 성향의 촛불행동은 오는 5일 이태원 참사 추모 성격의 집회를 열기로 했다. 진보 대학생 단체도 오는 5일까지 매일 오후 6시 34분에 이태원역에 모여 추모집회를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집회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자영업자 등 공공의 이익에 대한 배려가 가장 중요하다”며 “상인들의 영업권을 보장하려면 집회 지역 제한이나 소음 규제 등에 대한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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