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 수준 인파”…속속 드러나는 이상민 장관의 실언 [이태원 핼러윈 참사]

구윤모 2022. 11. 3.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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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압사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이태원 일대에 몰린 인파는 최근 6년간 핼러윈 축제 기간 중 역대 최다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장관은 지난달 30일 참사 발생 후 언론 브리핑에서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다"라며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다"라고 해 논란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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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당일 오후 10시 기준 7만2435명 인파 몰려
2021년은 2만8080명… 2.5배 더 많은 인파 운집

이태원 압사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이태원 일대에 몰린 인파는 최근 6년간 핼러윈 축제 기간 중 역대 최다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인파였다’고 했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발언이 실언이었음이 실제 수치로 속속 증명되고 있다.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서울 이태원지역 생활인구데이터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기준 생활 인구수는 7만2435명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4만6444명보다 2만6000여명 더 많은 인파가 몰렸다. 올해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밀집도를 보였던 2017년 7만1601명과 비교해도 840여명 더 많았다. 지난해 2만8081명과 비교했을 때는 2.5배 이상 더 많은 인파가 운집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3일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에서 열린 '다중 밀집 인파사고 예방안전관리 대책 관계 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참사가 발생하기 거의 직전인 오후 10시엔 밀집도가 정점을 찍은 시점이다.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오후 10시 영업시간 제한이 있던 지난해를 제외하면 일관되게 핼러윈 축제는 오후 9시, 10시 전후가 가장 붐볐다.

서울 생활인구데이터는 서울시와 KT가 공공빅데이터, 통신데이터를 이용해 서울의 특정지역, 특정 시점에 존재하는 모든 인구를 집계한 수치다.

앞서 공개된 서울교통공사의 지하철역별 이용객 자료도 이 같은 수치를 증명한 바 있다. 참사 당일 이태원역의 이용객은 13만131명, 녹사평역은 3만1467명, 한강진역은 3만6806명으로 집계됐다. 세 역의 이용객을 합산하면 19만8404명에 달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핼러윈을 앞둔 토요일(10월26일) 이용객 14만740명과도 큰 차이가 났다. 지난해 9만5147명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많았다.
지난 10월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대응 3단계로 격상했다. 사진은 이날 사고가 발생한 용산구 이태원의 모습. 뉴스1
김 의원은 “핼러윈 이전에 각종 언론 보도에서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이라고 예고했고, 과거 객관적 데이터와 경험에 비춰봤을 때도 대규모 운집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지난달 30일 참사 발생 후 언론 브리핑에서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다”라며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다”라고 해 논란을 빚었다. 이 장관은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지난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해 대국민 사과했다. 행안부는 이 장관이 이 같은 발언을 한 근거를 묻는 취재진 질문엔 즉답을 피하고 있다. 박종현 행안부 사회재난대응정책관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행안부 장관께서 유감 표명과 사과 표명을 했기 때문에 그것으로 갈음해달라”고 답변했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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