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상품 도착일 보장, 지연시엔 보상” 새 물류 솔루션 선보인다···쿠팡 로켓배송 넘어설까
“네이버가 상품 도착일을 보장하고, 도착 지연시에는 직접 보상한다.”
네이버가 상품 구매자에게 정확한 상품도착 일정을 약속하는 ‘네이버도착보장’ 프로그램을 다음달 중 선보인다. 그동안 자체 유통망을 확보한 소수 브랜드 외에는 판매자들이 구매자 데이터와 물류 배송 정보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점에 착안해 새로운 물류정보 서비스를 설계한 것이다. 네이버는 자체 창고 시스템을 구축한 쿠팡의 로켓배송과 달리, 자체 창고를 운영하지 않고 창고·운송·택배 업체 등과의 제휴를 통해 물류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3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브랜드 파트너스데이를 열고, 70여개의 브랜드사를 대상으로 네이버도착보장 솔루션을 소개했다. 네이버도착보장은 네이버의 기술을 통해 주문 데이터, 물류사 재고, 택배사 배송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에게 높은 정확도의 도착일을 보장하는 솔루션이다.
네이버는 이미 CJ대한통운과 협업해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고객에게 전달하는 ‘내일도착’, 오전 10시까지 주문하면 당일안에 배송하는 ‘당일배송’ 서비스 등을 시범운영해왔다. 그간의 테스트를 바탕으로 도착일을 보장하는 솔루션을 내놓은 것이다. 네이버도착보장 프로그램이 시작되면 그동안 비슷한 도착 보장 서비스를 운영해온 쿠팡, 이마트몰, 컬리 등과 본격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윤숙 네이버 포레스트 CIC 대표는 “네이버도착보장은 사용자에게는 정확한 도착일을 알려주고, 판매자에게는 판매부터 물류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돕는 솔루션”이라며 “판매사가 인공지능(AI) 개발자, 데이터 분석 전문가, 고객 관계 관리(CRM) 툴을 직접 구축하지 않아도 네이버 기술 솔루션으로 고객 데이터를 쉽게 확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자체 유통망이 없는 중소기업도 네이버도착보장 솔루션을 통해 판매 및 물류 데이터를 확보하고, 광고(브랜드패키지)·데이터분석(브랜드 애널리틱스 플러스)·라이브 커머스(쇼핑라이브)·마케팅 및 판매(버티컬 전용관) 등 네이버의 다른 솔루션을 결합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례로 도착보장 솔루션을 이용하는 판매자는 AI 기반 ‘클로바 포캐스트’를 활용할 수 있다. 클로바 포캐스트는 판매량을 예측해 판매자가 효율적인 재고관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네이버는 네이버도착보장을 위해 물류기업들과 협업한다. 쿠팡의 ‘로켓배송’이나 아마존 배송처럼 자체 창고에 미리 판매물량을 구입해 보관해뒀다가 주문시 직접 배송하는 ‘리테일러모델’이 아닌, 자체 창고를 구축하지 않고 물류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시스템을 구축하는 ‘얼라이언스모델’을 택했다. 창고 마련 등에 필요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하지 않고, 기술 구축만으로 물류배송 정보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일례로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알리바바는 창고·운송·택배 등 물류 전 영역에 걸쳐 다양한 제휴사와 전국 단위 물류 네트워크를 형성해 자사의 데이터 플랫폼 ‘차이니아오’로 연결했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 4PL(지식정보 기술을 접목한 물류대행 서비스) 스타트업과 함께 온라인 풀필먼트 데이터 플랫폼인 NFA(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 데이터 플랫폼을 고도화해왔다. 풀필먼트란 물류 전문업체가 상품의 입고, 포장, 배송 등 판매자를 대신해 주문한 제품이 물류창고를 거쳐 고객에게 배달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일괄적으로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향후 네이버는 CJ 대한통운을 포함한 풀필먼트 파트너와의 협업을 강화해, 2025년까지 생활소비재시장(FMCG) 카테고리의 50%를 ‘네이버도착보장’ 솔루션으로 소화할 수 있도록 성장 시켜나갈 계획이다.
이 CIC 대표는 “12월 서비스 시행 초기에는 판매자들에게 무료·할인 등으로 서비스를 선보이고 향후 과금 체계는 소상공인 부담이 적은 금액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착 지연시 구매자 보상안에 대해 장진용 네이버 책임리더는 “네이버페이 지급 등이 고려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도착보장 프로그램이 최근 로켓배송 등을 앞세워 이커머스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쿠팡을 견제할 수 있을지도 시장의 관심사다. 이에 대해 이 CIC 대표는 “쿠팡 등을 경쟁상대로 설정해서 이번 솔루션을 내놓은 것은 아니다”라며 “손자병법에 나오는 ‘싸우지 않고 이긴다’는 말처럼 오늘의 네이버 쇼핑은 어제의 네이버 쇼핑보다 더 좋아져야 한다는 것을 모토로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CJ대한통운 안재호 이커머스 본부장은 행사에서 “네이버와는 지난 2년간 얼라이언스 형태의 물류 모델 구축을 위해 풀필먼트 인프라 확충에 집중했고, 내일도착 등 빠른배송 서비스를 중심으로 테스트하며 배송 경쟁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CJ대한통운은 곤지암, 용인, 군포 등 전국 9개의 네이버 중심 풀필먼트 센터를 운영하고 있거나 열 예정이다.
풀필먼트 서비스 전문사 파스토의 홍종욱 대표는 “3000개 이상 누적 고객사 수 중 80% 이상이 SME(중소상공인)로 네이버도착보장 솔루션의 다양성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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