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아 용서하지 마라" 이태원 참사에 목소리 높인 ★들 [ST이슈]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이태원 참사로 전국민이 비통한 심경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던 인재였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연예계에서도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정부 대응에 쓴소리를 높이고 있다.
3일 KBS 쿨FM '라디오쇼'에서는 DJ 박명수는 기존 코너 대신 청취자 사연과 신청곡을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 둘을 키우고 있다는 한 청취자가 "처져 있는 애들을 위해서 더 힘을 내려고 한다"며 박명수의 라디오를 통해 힘을 얻고 있다고 하자, 박명수는 "요즘 상황이 상황인지라 기분이 좋다 그럴 수 없지만, 아이들만큼은 아이들 나이에 맞게, 아이들처럼 지낼 수 있게 보살펴야 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저는 어른들이 힘들어도 아이들은 잘 뛰어놀게끔 해줘야지 하지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일에도 박명수는 라디오에서 국가 애도기간과 관련해 쓴소리를 높였다. 그는 "애도 기간이 언제까지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평생 이번 일을 잊지 않아야 한다. 왜 자꾸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반복되면 안 된다. 학교에서도 똑같은 일로 실수하면 혼나지 않냐. 한 번 혼나야 할 것 같다"며 일침을 가했다.
배우 김기천 역시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에 "무능하고 무책임하고 뻔뻔한 사람 같지 않은 자들 때문에 밤에 잠이 안 오고 소화가 안 돼 속이 답답해 견디기 힘들다"고 적었다. 이어 다음날인 이달 1일에도 김기천은 "변명과 책임회피만 하는 협잡꾼들에게 큰 벌이 내려지길 바란다"는 글을 게재했다. 이태원 참사에 대한 분노가 담긴 김기천의 글은 수많은 누리꾼에게 공감을 얻어 공유되면서 이목이 집중됐다.
배우 정우성은 지난 2일 자신의 SNS에 김의곤 시인의 '미안하다, 용서하지 마라'라는 제목의 시 한 편을 공유했다. 시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언급하며 '또 다시 너희들을 허망한 죽음으로 내몬 / 어른들의 안일과 무책임이 부끄러워 / 이젠 슬픔조차도 변명마저도 차마 / 드러내 보일 수가 없구나', '안전도 생명도 탐욕이 덮어버린 이 나라에 반성없는 어른들 끝없이 원망케 하라 / 그리하여 아이들아 용서하지 마라! / 참담한 부끄러움에 울고있는 우리를'이란 구절이 눈길을 끈다.
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도 라디오 오프닝 멘트를 SNS에 공유했다. 그는 "주최가 없으면 시민의 자격을 상실하는 세계의 한가운데서 할 만큼 했고 책임질 게 없다는 말 잔치의 홍수 속에서 정작 내 입과 손끝에서는 쓸모 있는 말이랄 게 모두 사라져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며 무책임한 대응에 비통한 심경을 전했다.
3일 배우 유아인 역시 개인 SNS에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유아인은 "초상집 가운데에서 초상을 등진다. 누가 더 잘났는지 모르겠다. 누가 더 잘못했는지는 더 모르겠다. 꺼진 생명을 무기로, 방패로, 소재로, 안주로, 걸림돌로 삼느라 꺼지지 않는 화면들. 통곡의 주인 보다 더 시끄러운 X소리들. 빅한 데이터로 팔려나가는 것들. 입X쳐. X팔린 줄 알아야지. 마음 좀 써 제발. 더 아프고 덜 아픈 마음 겨루다 버려진 것들. 사실은 한통속의 우리들. 그 마음들이 지금 가장 필요한 곳에 닿을 수 있기를 바란다"라며 다소 거칠지만 확고한 소신을 전했다.
이태원 참사 직후 책임 소재가 불분명 하다며 정부가 책임을 회피하거나 사건을 축소시킨다는 비판이 국내외에서 쏟아지고 있다. 3일 오전 6시 기준 156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참사임에도, 어른으로서 아이들을 보호할 의무와 권리 대신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 없이 회피하는 상황이 실망과 공분을 사고 있는 상황. 이번 참사로 세상을 떠난 희생자 대부분이 제대로 꽃 피우지 못한 10·20대인 것과 관련해 안타까움과 사회적 보호 및 책임 부재 등을 꼬집는 스타들의 소신 발언이 대중의 공감과 지지를 얻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임직원들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더불어 유족들의 슬픔에도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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