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전망 어두운데...코스닥 입성 티에프이, 수요예측 흥행할까
이달 코스닥에 입성하는 반도체 패키지 테스트 부품 기업 ‘티에프이’가 기관 수요 예측을 앞두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인 긴축 움직임에 주식시장이 약세 흐름을 이어가면서 기업공개(IPO) 시장도 얼어붙은 상태다. ‘몸값’을 낮춘 티에프이가 어려운 시장 상황 속에서 예상 밖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티에프이는 이날부터 4일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뒤, 8일부터 9일까지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티에프이는 2003년 설립한 후 반도체 테스트 공정 핵심 부품을 개발 및 생산하고 있다. 테스트 소켓, 테스트 보드, 번인 보드, COK(Change Over Kit) 등을 양산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4개 부품을 토탈 솔루션으로 공급하는 게 특징이다.
티에프이의 총 공모 주식수는 상장예정주식 1138만1000주의 25%인 270만주다. 주당 희망 공모가 범위는 9000원~10500원, 총 공모금액은 243억~284억원이다. 이번 공모를 통해 신주발행 230만주와 구주매출 40만주를 진행할 예정이다. 상장 주관사는 IBK투자증권이다.
시장에서는 티에프이의 기관 수요 예측 결과에 대해 기대 반 우려 반이다.
당장 3분기부터 반도체 시장 전망이 어두워지자, IPO 시장의 기대감도 꺾이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3분기 반도체 생산이 11% 감소하면서 2008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반도체 생산지수(계절조정)는 320.6(2015년=100)으로 전 분기와 비교해 11.0%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4분기(-23.6%) 이후 약 1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주력 산업인 반도체 부문의 부진은 생산은 물론, 투자와 수출에도 영향을 미치며 경제 전반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티에프이는 최근 반도체 업황이 침체기에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패키지 테스트 부품은 소모품인 만큼 다운사이클로 인한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성주 티에프이 대표는 “반도체 전 공정 미세화 및 공정 복합도 증가에 따른 테스트 공정 중요도가 상승하고 있다”며 “5G, 차량용 등 고사양 반도체 적용처 확대로 테스트 총량이 늘 것”이라 말했다.
이 기업의 핵심 경쟁력은 ‘토탈 솔루션’이다. 이는 부품별 유기적인 연결이 용이해 수율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기존에는 테스트 공정에 필요한 부품을 각각의 기업으로부터 공급받았기 때문에 부품별 연결 정확도나 조율에 한계가 있었으나 티에프이는 2010년부터 토탈솔루션을 제공해 왔다. 2019년 일본의 JMT사 인수를 통해 역량을 강화했다.
문 대표는 “각각의 핵심 부품을 토탈 솔루션으로 한번에 공급함으로써 고객사에 수율 개선 등 효용성을 제공해 글로벌 칩메이커의 경제적 이익에 기여할 수 있다”며 “메모리 및 비메모리 반도체 테스트 부품 공급 레퍼런스 확보로 부문별 사업 확장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상장 후 주가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티에프이와 유사기업으로는 코스닥 상장사인 아이에스시, 리노공업과 코스피 상장사 디아이가 있다. 이들 유사기업 비교를 통해 평균주가수익률(P/E)을 산출했다. 성현동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기준 최근 4개 분기의(2021년 3분기부터 2022년 2분기) 순이익을 기준으로 평균주가수익률(P/E)을 산정했다”면서 “희망공모가 밴드는 할인율 6.16%~19.57%를 적용해 하단 9000원부터 상단 1만500원으로 책정됐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티에프이의 경우 희망 공모가를 적정하게 잡은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여기에 최근 주식시장 부진과 반도체 업황 전반의 가치평가(밸류에이션) 하락, 이들 비교그룹의 주가가 떨어지면서 몸값이 낮아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시기 공모시장에 들어오면서 투자자들은 저점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될 여지가 있으며, 상장 이후에 상승 여력이 충분해 투자로는 매력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모시장 침체 속에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종 중 부품업종이 여전히 선방할 여지가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하반기 IPO 시장에서는 성장보다는 실적(숫자)이 뒷받침되는 곳을 더 주목한다. 티에프이는 최근 3개년(2019년~2021년) 연평균 매출 성장률 34.4%를 기록하며 매출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으며, 영업이익 역시 2019년부터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2021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719억원, 영업이익은 109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332억원, 영업이익은 54억원이다.
문 대표는 “지난 20년을 토대로 상장을 추진함으로써 새 출발을 한다고 생각한다. 새 출발에 있어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만큼 초심을 잃지 않고 직원에게는 행복을, 고객에게는 만족을, 투자자분들께는 회사의 높은 가치로 보답 드리는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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