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정처 "대기업 감세 혜택, 정부 예상보다 32% 더 크다"

국회예산정책처(이하 예정처)가 정부의 올해 세법개정안 시행 시 대기업의 세 부담이 향후 5년간 5조4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의 예상치보다 32% 늘려잡은 수치다. 중소·중견기업 세 부담 감소분은 2조9000억원으로 정부 분석치 대비 21% 늘어날 것으로 봤다.

예정처가 최근 발표한 '2022년 세법개정안 분석'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7월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따른 법인의 세 부담(순액법)은 향후 5년간(2023~2027년) 8조3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분석에 활용된 순액법은 2023~2027년(5년) 동안 전년 대비 세수 증감액을 합산하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 예정처는 법인의 세 부담 감소분 가운데 대기업 세 부담 감소분이 5조4000억원을 차지할 것으로 봤다. 이는 정부 예상치 4조1000억원 대비 32%(1조3000억원) 많은 수준이다. 아울러 중소·중견기업 세 부담 감소분은 2조9000억원으로 정부 분석치(2조4000억원) 대비 21%(5000억원) 증가했다.

예정처는 정부 세법개정안에 따른 향후 5년간 개인의 세 부담 감소분은 4조7000억원으로 정부의 분석치(3조2000억원) 대비 47% 확대될 것으로 봤다. 이 가운데 서민 중산층 세부담 감소분은 2조4000억원으로 정부 분석치(2조2000억원) 대비 9%(2000억원) 늘어났고, 고소득층 세부담 감소분은 2조3000억원으로 정부 분석치(1조2000억원) 대비 92%나 늘어났다.

한편 예정처는 정부 세법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전체 세수 감소(누적법)는 향후 5년간 73조6200억원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정부 전망치(60조1000억원)보다 22%(13조1000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여기서 세수 분석에 활용된 누적법은 2022년(기준연도) 대비 연도별 세수 변화를 누적, 집계하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 예정처는 향후 5년간 법인세가 32조3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소득세와 증권거래세, 종합부동산세는 각각 19조2200억원, 10조1500억원, 10조1000억원 감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법인세가 대폭 줄어드는 요인으로 정부가 추진 중인 법인세 개편방안이 꼽힌다. 앞서 정부는 법인세 세율구간을 종전 4단계에서 2~3단계로 변경하고,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3%포인트(p) 인하하기로 했다. 예정처는 이러한 법인세 인하 및 과표조정 시행만으로 법인세가 향후 5년간 20조1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러한 법인세 개편에 따른 경제 선순환 효과를 주장하고 있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기업 감세"라며 이견이 큰 상황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법인세 인하는 필요한 정책 수단"이라며 "법인세 부담을 줄이면 결국 투자·일자리 경제 선순환으로 가는 만큼 내년에 더 어려워질 수 있는 경제에 대응하도록 도와 달라"고 야당에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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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