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미술가 양혜규, 올해 ‘세계 100대 작가’에 선정
백남준은 작고 작가 리스트에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미술가·미술품 평가, 시장 넘어 미학적 가치 고려해야”제언
독일의 경제잡지인 ‘캐피탈(Capital)’이 최근 발표한 올해 ‘세계 100대 작가’ 순위 명단에 설치미술가 양혜규(51)가 한국인 작가로는 유일하게 포함됐다고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가 3일 밝혔다. 작고 작가 명단에는 비디오아트 창시자인 백남준도 꼽혔다.
‘세계 100대 작가’ 순위 명단은 해마다 ‘쿤스트 콤파스(Kunstkompass)’라는 표제 아래 선정·발표되는 데 올해로 52년째다. 작가 순위 선정기준은 세계 주요 미술관에서의 개인전 여부, 베네치아(베니스)비엔날레 등 주요 국제 미술행사의 참여도, 주요 미술관의 해당 연도 작품 소장과 건수, 주요 미술상 수상, 주요 미술전문지에 리뷰나 작가론 게재 등이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는 “쿤스트 콤파스 세계 100대 작가 순위 선정기준은 경매시장의 낙찰률·낙찰가 등 시장거래를 중심으로 결정되는 절대 다수의 다른 미술 관련 매체들의 명단과 다르다”며 “단순한 시장 평가를 넘어 미술가와 미술품의 예술적·미술적 가치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밝혔다.
올해 순위 명단에서 양혜규는 지난해보다 6계단 상승한 93위를 차지했다. 아시아권 작가는 모두 4명인데, 중국의 아이 웨이웨이, 일본의 오노 요코와 히로시 스기모토도 포함됐다.
올해 생존작가 중 가장 중요한 예술가로 이름을 올린 작가는 독일의 게르하르트 리히터로 19년째 1위를 지켰다. 이어 브루스 나우먼과 게오르그 바젤리츠, 로즈마리 트로켈, 신디 셔먼, 토니 크랙, 올라퍼 엘리아슨, 안젤름 키퍼, 윌리엄 켄트리지, 이미 크뇌벨 등이 뒤를 이었다. 순위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작가는 미국의 설치미술가 바바라 크루거로 지난해 80위에서 61위로 올랐다. 크루거는 2019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전시회를 가지기도 했다.
100대 작가의 국가별 분포를 보면, 독일이 29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미국이 24명으로 리차드 세라·제니 홀저·제프 쿤스 등이, 다음은 12명의 영국으로 데이비드 호크니·데미안 허스트 등이 이름을 올렸다. 장르별로 보면, 회화가 19명으로 가장 많고, 조각과 설치가 각각 16명(중복 제외)이다. 전통적 회화와 조각 외에 사진과 미디어 아트가 주목할 만하게 늘어났으며,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작가 등 퍼포먼스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가장 주목할 작가로는 국제적으로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조각가 토니 크랙이 꼽혔으며, 콩고 출신의 노르웨이 미술가 산드라 무징가와 스위스 화가이자 페미니스트인 미리암 칸, 설치예술가 나이리 바흐라미안 등도 주목받았다. 작고 작가 명단에는 백남준이 15위로 유일한 한국 작가이며, 독일의 요셉 보이스가 1위에 선정됐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는 이날 작가 순위명단을 소개하며 이 명단이 한국 미술계에 주는 시사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센터 측은 “미술품의 가치 기준은 시장에서의 거래 실적 이전에 어떤 작품, 어떤 작가가 미술사에 길이 남을 것인가 등 예술적·미학적 가치가 우선한다”며 “이는 미술품의 시가 감정뿐아니라 미술품 컬렉터들에게도 매우 유효한 관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한국미술의 세계화·국제화도 아트페어·경매 실적 등 시장 중심에서 탈피해 주요 미술관·비엔날레 전시 참여 등 보다 지속가능한 방법에 정책적으로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도재기 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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