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 핑계로 삼은 '비질런트 스톰' 훈련 연장한다…'강대강' 국면 계속

CBS노컷뉴스 김형준 기자 2022. 11. 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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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참모본부가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과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밝힌 3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군 당국은 북한이 2일과 3일 연쇄적으로 이어간 탄도미사일 도발의 이유로 삼고 있는 대규모 한미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 기간을 연장해 시행하기로 했다. 특히 북한이 3일에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인데,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군은 3일 오후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같은 사실을 알리며 "공군작전사령부와 미 7공군사령부는 북한의 도발로 고조되고 있는 현 안보위기상황 하에 한미동맹의 굳건한 연합방위태세 현시가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하였다"고 설명했다. 훈련이 언제까지 연장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비질런트 스톰은 오는 31일부터 11월 4일까지 예정돼 있었던, 전시 연합항공작전 상황을 가정한 대규모 훈련이다. 우리 공군 F-35A, F-15K, KF-16, KC-330 등 140여대에 미군 F-35B, EA-18, U-2, KC-135, 호주 공군 KC-30A까지 항공전력 240여대가 투입돼 1600여차례의 출격횟수(소티)를 기록할 예정이었다.

'비질런트 스톰' 훈련이 진행 중인 지난 2일 오후 경기도 오산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에 EA-18 그라울러가 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공군은 전시 기계획 공중임무명령서(Pre-ATO)를 바탕으로 시행하는 이 훈련 기간 동안 공격편대군, 방어제공, 긴급항공차단 등 주요 항공작전 임무를 24시간 중단 없이 수행한다. 그러는 와중에 훈련 기간이 더 연장되는 것이다.

이 훈련은 지난 2017년까지 시행됐다가, 이듬해 북미 비핵화 협상 진행에 따라 전투준비태세 종합훈련(CFTE)이라는 이름으로 축소 시행돼 왔던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의 부활이다. 북한은 이미 지난 1일 공개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와, 2일 공개한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명의 담화를 통해 이 훈련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며 비난했다.

외무성은 주로 미국을 노려 지난 9월 실시된,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을 동원한 해상훈련과 비질런트 스톰 훈련에 대해 "미국이 우리의 자위적인 군사적 대응에 대하여 정세를 긴장시킨다고 비난하는 것은 철저히 언어도단이며 적반하장"이라며 "최근 군사훈련들이 미국과 남조선(한국)에 의하여 조성된 불안정한 안보환경 속에서 진행되었다는 데 대하여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고 주장했다.

박정천 부위원장도 "미국과 남조선이 겁기없이 우리에 대한 무력사용을 기도한다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력의 특수한 수단들은 부과된 자기의 전략적 사명을 지체없이 실행할 것이며 미국과 남조선은 가공할 사건에 직면하고 사상 가장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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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담화는 2일 0시를 조금 넘긴 한밤중에 나왔는데, 바로 그날 아침 북한은 여러 발의 지대공미사일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동시다발적으로 쐈고 이 중 한 발이 울릉도 방향을 향했다가 NLL 남쪽 공해상에 떨어졌다. 군은 F-15K와 KF-16 전투기를 동원해 NLL 북쪽 공해상에 공대지미사일 3발을 쏘는 것으로 대응했다.

이어 북한은 3일 오전에도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과 SRBM 2발을 쏘며 도발을 이어갔고 대응책으로 훈련 기간 연장이 나온 셈이다. 문제는 북한이 미사일을 쏘기 직전 비질런트 스톰을 비난했었던 만큼, 이런 식의 상황이 계속되다가 충돌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북한대학원대 김동엽 교수(예비역 해군중령)는 3일 아침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상황은 치킨 게임으로,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연합훈련을 하니 저쪽이 미사일을 쏘고 있는데 서로 입장에서 보면 도발이고 맞대응이다"며 "상황이 에스컬레이션(확대)되는 중간에 있는데, 어떻게 갈 것인가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북한이 이렇게 (도발)한다고 해서 양보를 한다거나 한미연합훈련이 중단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으니 명분을 계속 만들고, 나중에 협상 등 상황이 만들어졌을 때(를 대비해) 협상칩을 계속 쌓는 측면이 있으며 자신들의 군심 이반이나 안보 우려를 해소시켜 줄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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