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사받은 토끼 머리띠男 "사고 전 떠난 증거 제출, 코난 놀이 그만"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 앞에 마련된 추모공간을 찾은 시민들이 애도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태원 참사 당시 사람들을 고의로 밀었다는 의혹을 받는 이른바 '토끼 머리띠' 남성 A씨가 의혹을 재차 부인했다.

A씨는 지난 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어제 경찰서 가서 조사받았다. CC(폐쇄회로)TV 영상에서 저와 친구가 사고 현장을 빠져나오는 시간은 오후 9시50분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교통카드도 제 것이라는 걸 확인해주셨고, 그 외에도 모든 증거를 제출하고 왔다"며 "이제 코난 놀이 그만 좀…"이라고 덧붙였다.

A씨의 말은 일본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특정인을 찾으려는 일부 누리꾼들의 행위를 멈춰 달라는 뜻으로 보인다.

/사진=A씨 인스타그램

앞서 핼러윈 데이를 앞둔 지난달 29일 오후 10시15분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턴 호텔 인근 골목에 인파가 몰리면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참사 직후 온라인에서는 '토끼 머리띠를 한 남성이 밀라고 소리쳤다', '5~6명의 무리가 밀기 시작했다' 등의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고자 지난 2일 해당 인물로 지목된 A씨를 소환해 실제 사람들을 밀치는 행동을 했는지 등을 조사했다. A씨는 참사 당시 맨 뒤편에서 "밀어, 밀어"를 외쳤다는 의혹을 받는다. A씨는 자신의 이동 경로까지 제시하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 조사 전날에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참사 당일 토끼 머리띠를 착용하고 이태원을 방문한 건 맞지만, 사고가 났을 때는 이미 그곳에 없었다"고 해명하며 "마녀사냥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사진=A씨 인스타그램

또 "소방 당국에 최초 신고가 접수된 밤 10시15분보다 앞서 이태원을 떠났다"며 오후 9시55분 이태원역에서 승차해 10시17분 합정역에서 내린 지하철 교통카드 사용 내용도 공개했다.

경찰은 CCTV 영상 분석 결과 등을 근거로 당시 군중을 민 것으로 추정되는 불특정 다수의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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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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