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유동성 평가 기준 연말까지 완화하기로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유동성 자산 인정 범위를 확대하기로 한 데 이어 평가 기준도 한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채권 시장의 ‘큰 손’인 보험사들이 채권시장 안정펀드(채안펀드)의 캐피털 콜(펀드 자금 요청)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유동자산 보유부담도 완화하게 하는 조치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3일 서울 여의도 보험연구원에서 생명보험업계(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농협생명, 라이나생명, 생명보험협회)와 간담회를 열고 보험사의 유동성 평가 기준을 연말까지 완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험사에 대한 경영실내평가(RAAS)를 할 때 유동성 평가 지표의 평가등급을 한 단계씩 상향 적용하는 내용이다. 즉 2등급 수준만 충족하더라도 1등급과 같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했을 때 시행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손해보험업계와 연 간담회에서 유동성비율 규제 시 유동성 자산 인정 범위를 ‘만기 3개월 이하 자산’에서 ‘활성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만기 3개월 이상 채권 등 즉시 현금화 가능한 자산’으로 기준을 낮춘 바 있다.
이런 조치는 이번 달 중 보험업감독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해 시행하기로 했다.
생명보험사들은 최근 예·적금 금리 인상으로 저축성 보험 해약이 많아지면서 보유 채권을 매각해 가입자의 적립금을 돌려줘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유동자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은 이해하지만 자금 시장 안정을 위해 채권 매도를 자제하고 기관투자자로서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보험사들은 내년부터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도입되면 건전성 지표가 양호해져서 자금 운용에 여유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게 되면 최근 금리상승으로 인한 채권 평가 손실액이 상쇄되기 때문이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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