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용산소방서도 현장순찰했지만...참사 보고는 없었다

‘핼러윈 소방 대책’ 문서 단독입수
축제 나흘간 연인원 60명 현장 순찰
첫 신고까지 위급함 몰라

‘핼러윈 소방 대책’ 문서 단독입수
축제 나흘간 연인원 60명 현장 순찰
첫 신고까지 위급함 몰라

지난달 29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시 용산소방서도 인력을 동원해 압사사고 장소 인근 순찰활동을 펼친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압사 조짐을 보이던 오후 6시부터 인근 지역 안전 예방 활동을 했음에도 첫 신고까지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소방당국 이태원 참사 현장 부실 대응 논란도 커질 전망이다.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서 일어난 인명사고 현장에서 구급대원들과 경찰 관계자들이 사망자를 병원으로 후송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핼러윈을 앞두고 최소 수만 명의 인파가 몰려 벌어진 이번 사고로 이날 오전 4시 현재 146명이 숨지고 150명이 부상했다고 집계했다. 2022.10.30 [박형기기자]

이날 매일경제가 단독으로 입수한 ‘2022년 이태원 핼러윈 소방대책’에 따르면, 용산소방서는 참사 전날인 28일 금요일 오후 6시부터 나흘간 이태원 인근 지역 안전근무 및 순찰요원을 배치했다. 안전근무 11명, 순찰 인원은 의용소방대원 49명 등 총 60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원이었다. 참사 당일 순찰 근무는 1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태원 파출소 인력 20명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보고서에는 “긴급 상황 발생시 신속한 초동 조치와 상황보고 철저”라고 역할을 정확히 명시했다. 그럼에도 소방당국은 밤 10시 15분 119신고를 통해서만 사고 정황을 확인했다. 이일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10시 15분 이전에는 사고의 징후와 직접 관련된 내용으로 신고가 들어온 것은 없다”면서 “이태원 쪽에서 7건의 신고가 들어왔는데 그런 것들은 행사장 주변의 주취자 등 일반 구급 상황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다만 이후 “현재까지는 없다는 것이고, 지금 여기에 대해 계속 확인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참사 당일 오후부터 이듬날 새벽까지 참사 현장 인근을 순찰했음에도 사고정황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소방당국을 향한 비판도 커질 전망이다.

이태원 참사 당일 소방당국이 경찰로부터 공동 대응 요청을 받은 사실도 전날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경찰은 이태원 참사 당일 오후 8시 37분과 9시 1분 각각 한 차례씩 서울종합방재센터에 공동대응을 요청했다. 소방당국은 소방대 출동 조치를 위해 부상자가 있는 지를 전화를 걸어 파악한 뒤 부상자가 없음을 확인한 뒤 사건을 종결처리했다고 한다. 당일 경찰이 신고자들에 통화한 뒤 다음 신고에 대응한 경찰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만약 소방당국이 현장 순찰 근무자에게 이태원 골목길 상황을 보고 받았다면 참사 규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