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통' 사고에 실적 쇼크까지…카카오 "신뢰회복 최우선"(종합)
기사내용 요약
3분기 매출 1조8587억원…전년비 7% 성장
역대 분기 최대 매출에도 영업이익은 11% 역성장
4분기 전망도 어두워…글로벌 경기 침체로 광고 성장 위축
'톡채널' 확대 등 경기 둔화 방어 총력
유무료 서비스 보상확대로 비용 부담 커질 듯…카카오 "재무영향 크지 않다"
'쪼개기 상장' 논란에 "전체 기업지배구조 관점에서 재검토"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카카오가 올 3분기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빅테크 어닝쇼크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매출 성장률은 한자릿수로 줄었고, 영업이익은 11% 역성장했다. 카카오 먹통사태로 인한 피해보상과 재발방지대책 등 현안이 산적한데 실적 쇼크까지 겹친 형국이다.
남은 4분기도 전망 역시 밝지 않다. 온라인 광고주들이 예산을 줄이면서 광고 사업은 지속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가 지난달 먹통 사태까지 겹치면서 피해 보상 비용 지출 부담도 안게 됐다. 사태 수습과 재발 방지에 주력하면서 준비했던 신규 서비스 출시가 1~2개월 지연되는 등 신사업 추진도 차질을 빚고 있다.
카카오는 비즈니스 서비스 ‘톡채널’을 확대 개편해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광고 둔화를 극복하고, 남궁훈 전 대표가 추진했던 카카오톡 개편 사업도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가 3일 공개한 3분기 성적표는 우울하다. 분기 매출 1조8587억원에 영업이익 1503억원.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1% 가까이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은 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2% 줄었다.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실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전망한 카카오 3분기 매출은 1조9029억원, 영업이익 1790억원이다.
매출 성장세 둔화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대목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광고·커머스 업황 둔화에 카카오 광고 사업도 타격을 입은 영향이다. 저조한 게임사업 부문도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게임즈 대표작 '오딘:발할라 라이징' 매출 감소세에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가 이용자 편익 논란 속에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냈다.
이런 와중에 전반적으로 인건비가 늘고,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브레인, 카카오헬스케어 등 계열사 투자를 늘리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 전분기 대비 12% 역성장하며 부진했다.
단, 카카오는 경기 불황과 금리 인상 등 비우호적인 환경에서도 전체적인 연결 매출은 지속적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카카오의 3분기 매출은 역대 분기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광고 사업 타격…'톡채널' 확대로 극복
사태 수습·재발방지 급선무…카카오톡 개편 등 신사업 방향성 유지
이에 더해 지난달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 기간 동안 기존 매출이 감소, 피해 보상 비용 지출, 신규 서비스 지연 등 난제가 남아있다.
카카오도 올 4분기 실적을 보수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배재현 카카오 수석부사장은 3일 진행된 올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대형 광고주의 예산 축소와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기존 매출 감소, 신규 비즈니스 매출 반영이 지연됨에 따라 4분기는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성장은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광고 시장 둔화를 타개할 돌파구는 비즈니스 도구 '톡채널'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경기가 둔화되면 특히 대형 광고주들일수록 광고 예산을 축소하기 때문에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며 "톡채널이 마케팅 활동 하는 주요 채널이 되면 필수적인 기업의 활동의 수혜를 받는 곳이 되기 때문에 톡 채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현재 톡채널 중 친구 1000명 이상의 톡채널 수는 5만7000개, 1000명 이하의 친구 수를 가진 채널은 160만개에 이른다. 이에 중소 광고주, 소상공인까지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중소형 광고주의 페인포인트를 해결해줄 수 있는 비즈니스 솔루션 '카카오 싱크'도 도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홍 대표는 "내년 초까지 주요 ECP(쇼핑몰 호스팅 서비스(Hosting Service)를 제공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들과의 연동을 통해 쉽게 싱크를 채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면 중소형 광고주들의 싱크 도입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톡스토어 판매자들이 쉽게 톡채널을 개설하고 메시지를 발송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내년 1000명 이상의 친구 수를 보유한 톡채널을 30만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홍 대표는 "톡채널을 50만개 이상 확보한다면, 경기 둔화나 비수기 영향을 방어하고 견조한 매출 수준을 이어 나갈 수 있는 체력이 확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먹통 사태에 대한 피해 보상과 재발방지책 마련에 전사적 역량을 쏟을 계획이다. 자체 데이터센터 건립 등 인프라 투자도 확대한다.
홍 대표는 "카카오는 이번 사고와 관련된 기술적 상황과 개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IT업계의 기술 발전에 기여하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며 "많은 회사가 나름대로의 다양한 계획들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겪어본 상황에서 겪은 깨달음이나 지식은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문제로 지적된 서비스 안정성 제고를 위해 인프라 투자도 대폭 확대한다. 안산 한양대 캠퍼스에 설립중인 제1데이터센터는 내년에 준공 예정이며, 2024년 1월부터 운영을 개시하는 것이 목표다. 제2데이터센터는 서울대 시흥캠퍼스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두 데이터센터를 대학교 내에 건립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비용 절감 이유가 크다. 홍 대표는 " 산학협력 및 우수 인재 개발을 같이 한다는 것에서 학교들과 목표가 맞았고 부지를 지원 받아 투자비용, 부자부담을 많이 낮췄다"고 설명했다.
인프라 투자 비용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나, 현금으로 충분히 수용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홍 대표는 "카카오 서비스 확대에 따른 서버 등 기계장치 투자 뿐 아니라 2021년 말부터 진행되는 제1데이터센터의 착공에 따라 건설중인 자산의 유형자산 투자 금액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관련 투자금액은 일시적으로 큰 규모의 현금유출을 수반하는 구조가 아닌 장기간에 나누어 인식하는 형태로 당사가 앞으로 창출할 현금 내에서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남궁훈 전 대표가 추진했던 신사업도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남궁 전 대표는 카카오톡을 전세계 1%가 사용하는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에서 99%를 위한 관심사 기반 인터랙션 서비스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카카오톡 프로필 개편, 오픈 링크 중심의 관심사 기반 서비스 출시 등을 예고했다.
그는 "제가 대표이사를 맡기 전, CAC센터장일 때부터 남궁훈 대표와 카카오톡 비전에 대해 활발하게 협의를 해온 만큼, 관심사 기반의 비지인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고, 커뮤니케이션 영역을 확장하고자 하는 전략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먹통 사태 수습과 재발방지에 집중하면서 일부 신규 서비스 지연은 불가피해졌다. 홍 대표는 "지금은 얼마전 발생한 사고를 수습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전사적 최우선 과제로 설정되어 있다"며"그동안 준비한 서비스 론칭 일정들이 불가피하게 1~2개월 정도 일부 지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먹통 사태 무료 서비스 보상 비용 부담↑…자회사 상장 재검토
카카오는 유료 서비스는 약관 또는 약관 이상으로 보상을 지급하고, 무료 서비스 이용자 보상도 자체 신고채널을 통해 피해 사례를 접수해 피해보상기준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먹통 사태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에게도 별도로 현금 보상을 포함해 일괄 보상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홍 대표는 "현재까지 파악한 매출 손실과 이용자 보상에 따른 단기적인 재무 영향은 약 400억원 규모 이나, 아직까지 지원 대응책이 확정되지 않아 확답 드리기 어렵다"며"11월 6일까지 이용자와 파트너 대상 사례를 접수할 예정이고, 이후 적절한 지원가이드를 마련하여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는 '쪼개기' 상장 논란이 제기된 계열사 상장도 재검토한다. 홍 대표는 "카카오를 둘러싼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의 우려를 인지하고 있고 카카오 공동체들의 상장 이슈는 카카오 전체 기업지배구조 관점에서 다시 살펴보고 있다"며 "카카오의 주주를 보호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해당 계열사의 기존 주주와 투자자들과 잘 논의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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