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국정조사` 공방…野 "성역 없는 조사" vs 與 "검수완박 개정"(종합)

박기주 2022. 11. 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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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주 본회의서 국정조사 요구서 처리하자"
박홍근 "`셀프조사` 안돼…1분 1초까지 밝혀내야"
국힘 "수사 진행 상황 고려해 검토해야"
정진석 "경찰이 경찰 수사…검수완박의 결과"

[이데일리 박기주 배진솔 기자]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방식을 두고 여야가 대립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측에선 국정조사를 통해 책임 소재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국민의힘에선 ‘애도가 먼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일각에선 대형 참사에 대해서도 검사의 수사를 제한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안의 개정이 먼저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참사 추모 공간을 찾은 시민들이 추모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국정조사요구서’ 제출을 공식화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 불안과 분노가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정조사를 통해 국민과 함께 진상규명에 전면적으로 나서겠다”며 “성역 없는 국정조사로 국가가 국민을 내팽개친 1분 1초까지 밝히겠다”고 밝혔다.

참사 당일 안일한 경찰인력 배치를 비롯해 112 신고 부실대응, 늑장 보고, 민간 사찰 등 정부 당국의 대응과 후속 조치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를 확실히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유족들의 슬픔은 이제 분노로 바뀌고 있다. 왜 소중한 국민 생명을 지키지 못했는지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고, 조사 대상인 정부에게 ‘셀프 조사’를 맡기기에는 국민 공분이 임계점을 넘었다”며 “여당도 철저히 원인 규명을 주장하고 있는 만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반대할 하등의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정의당 등 원내 주요 정당이 함께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다음주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요구서를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 당국은 국회가 법률에 따라 국정조사를 결정하면 참사의 진상규명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국정조사나 경찰 수사와 무관하게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의 책임은 이미 분명해진 만큼, 이들을 즉각 파면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도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는 국정조사특위를 조속히 구성하고, 정부 여당은 이에 협조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직무유기와 책임 떠넘기기에만 관심을 두는 현 정부와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수장들이 있는 이상, 사고 수습과 원인 규명, 재발방지 대책 수립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국회가 나서 전 국민의 트라우마를 수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국정조사에 즉각 화답하지 않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한일의원연맹 합동 총회 행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수사 진행과 국회 행정안전위 긴급 현안 질의가 예정된 상황 등을 고려해 수용 범위와 시기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이상민 장관과 윤희근 청장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사태 수습과 애도가 먼저고, 문책 범위를 정하는 데 수사 결과를 토대로 해야 한다”며 “사태가 파악되고 수사될 때까지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민주당의 의견과 거리를 뒀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오히려 검사의 수사권을 다시 확대하는 방향의 검수완박 법안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이 입법독재로 통과시킨 ‘검수완박법’으로 인해 검찰은 이태원 사고를 수사할 수 없다”며 “대형사고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개정하자. 국정조사보다 그게 먼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태원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경찰이 경찰을 수사하는 일이 발생했다. 수사기관 간 견제와 균형이라는 사법 체계를 무너뜨린 ‘검수완박법’의 결과”라며 “민주당은 부끄러움도 없이 경찰의 수사를 믿을 수 없다며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경찰을 못믿겠다며 수사권도 없는 국정조사로 무슨 진실을 밝히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기주 (kjpark8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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