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10명 중 7명 "디폴트옵션 잘 몰라"…가입자 교육 시급

김사무엘 기자 2022. 11. 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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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퇴직연금 가입자 10명 중 7명은 디폴트옵션(사전지정 운용제도)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곧 디폴트옵션 상품 선택이 임박한만큼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이해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는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 가입 근로자 30~59세 총 1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디폴트옵션에 대해 잘 모른다고 대답한 비율이 68.7%에 이른다고 3일 밝혔다.

'들어본 적은 있지만 내용을 잘 모른다'는 응답자가 41.8%, '전혀 모른다'는 응답다는 26.9% 였다. '디폴트옵션을 잘 알고 있다'는 응답자는 31.3%에 불과했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운용지시를 하지 않아도 사업자가 알아서 투자상품에 투자해 연금을 굴려주는 제도다. 지난 7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디폴트옵션이 본격 도입됐다.

지난 2일에는 고용노동부가 디폴트옵션 적격 상품 165개를 승인했다. 근로자 동의를 거쳐 각 기업의 퇴직연금 규약에 디폴트옵션이 반영되면 이달말이나 12월초쯤에는 디폴트옵션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퇴직연금 가입자 대다수가 디폴트옵션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제도 도입 취지가 무색해질 우려가 나온다. 디폴트옵션은 원리금보장상품에 방치돼 있는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제도인데, 투자자들의 관심이 부족하면 디폴트옵션을 도입하더라도 수익률 저하 문제는 개선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박영호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연구위원은 "디폴트옵션이 잘 기능하려면 도입 취지 및 내용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선결돼야 한다"며 "퇴직연금 가입 직장인들의 미흡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금융기관의 관련 교육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디폴트옵션 상품으로는 투자형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응답자 중 투자형 상품을 선택한 비중은 59.9%였다. 원리금보장상품으로만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선택한 응답자는 40.1%였다. 현재 DC형 가입자의 20% 정도만이 투자형 상품 가입자임을 고려하면 디폴트옵션 시행 이후 투자형 상품으로 전환하는 수요가 상당할 것이란 분석이다.

상품 위험등급별로는 중위험 이상을 선택한 비중이 48.4%(중위험 40%, 고위험 8.4%)를 차지했다. 저위험은 33.6%, 초저위험은 18%가 선택 의향을 보였다.

상품 유형 중에서는 TDF(생애주기 펀드)나 BF(밸런스 펀드) 등 자동으로 자산배분을 하는 포트폴리오의 선호도가 높았다. '자동 자산배분 및 위험분산 기능 상품'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자가 45.5%로 나타났다. 33.5%는 원리금보장상품, 21%는 기타 상품을 선택했다.

소득이 많고 목표수익률이 높을수록 TDF와 BF를 선호했다. 월소득 800만원 이상 근로자는 40%가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TDF와 BF를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퇴직연금 목표수익률이 연 6% 이상이라고 한 응답자 중에서는 43.1%가 TDF와 BF를 투자상품으로 선호했다.

반면 월소득 300만원 미만 근로자는 56.8%가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디폴트옵션으로 지정하겠다고 응답했다. 운용성향이 보수적인 근로자 역시 절반 이상이 원리금보장상품을 선택했다.

디폴트옵션 시행 이후 기대되는 점으로 29.8%의 응답자가 '연금이 알아서 운용되는 편의성'이라고 답했다. '퇴직연금 수익률'이 기대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23%다.

박 연구위원은 "퇴직연금 관리에 소홀했던 근로자나 축적기간이 많이 남은 젊은 근로자일수록 장기투자, 자산배분 원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디폴트옵션을 신중하게 지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설문 응답자들의 월평균 소득은 558만원이다. 연령별로는 △30대 435만원 △40대 585만원 △50대 656만원이다. 평균 근속연수는 11.8년, DC형 평균 가입기간은 6년이다. 퇴직연금 자산은 평균 4666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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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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