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역성장' 속 전열 재정비 카카오… "신뢰 회복 최우선" [IT돋보기]

정유림 2022. 11. 3.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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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카카오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지난 15일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장시간 서비스 장애 사고가 발생한 카카오가 전열을 재정비한다. 메신저 카카오톡을 비롯해 주요 서비스 이용이 어려운 오류 현상이 길어진 데 따라 대비책 마련 등이 미흡했단 비판에 휩싸였다. 후속 조치에 나선 카카오는 서비스 장애 사고 발생과 대처를 복기하며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신사업을 이끌던 남궁훈 대표 사퇴에 따라 홍은택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했지만 사업 전략 방향성엔 변함이 없단 입장이다. 서비스 장애 복구와 후속 조치로 개편 등 일정은 다소 밀렸지만 이를 계기로 비즈니스의 근간이 되는 카카오톡 성장 토대를 보다 안정적으로 다져가겠단 전략이다.

카카오 홍은택 각자대표가 1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서비스 장애와 관련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 서비스 장애 그 후… '신뢰 회복' 강조

지난 15일 발생한 서비스 장애 복구 후 피해 보상 정책 등을 마련키로 한 카카오는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홍 대표는 "이번 서비스 장애는 중요한 서비스를 원활히 제공하지 못한 데 대한 자아성찰과 책임감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이어 "서비스는 복구됐지만 이용자 신뢰를 복구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며 "보상 정책 등이 카카오를 더 신뢰하고 이용하는 계기가 되면서 장기적으로 카카오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서비스 장애 사고와 관련한 기술적 개선 과정을 최대한 공개해 한국 IT 업계 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신뢰 회복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또 "현재까지 파악한 매출 손실과 직접 피해 보상에 따른 단기적 재무 영향은 약 4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며 "아직 지원책이 확정되지 않아 확답하기 어려운 점은 양해 부탁드리며 11월 6일까지 피해 사례를 접수하고 이후 적절한 지원 가이드를 마련해 공유하겠다"고 했다.

◆ "카카오톡 확장 전략 방향성 변화 無"… 향후 전략은

카카오는 올 3분기 매출 1조8천587억원, 영업익 1천503억원을 냈다. 매출은 이전과 비교해 늘었지만 영업익은 전년·전 분기 대비 모두 감소하며 '역성장'했다.

당초 카카오는 신사업 추진 일환으로 이용자가 카카오톡을 보다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SNS 성격의 기능을 탑재하는 등 개편을 예고했었다. 하지만 최근까지 서비스 장애 복구와 후속 조치가 먼저였던 만큼 이 일정들은 조금씩 밀렸지만 전략 방향성엔 변함이 없단 강조다.

카카오 2022년 3분기 실적발표 [사진=카카오]

홍 대표는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센터장일 때부터 남궁훈 전 대표와 카카오톡의 비전에 대해 활발히 협의해 왔다"며 "관심사 기반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해 카카오톡을 확장하고자 하는 전략 방향성엔 변함이 없다"고 했다.

단 "사고를 수습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전사적 최우선 과제로 설정돼 있다"며 "서비스 출시 일정은 한 두 달 정도, 일부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빠르게 신뢰를 되찾고 준비해 온 변화가 실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온라인(비대면)에 대한 주목도가 그 전보다 낮아졌고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온라인(디지털) 광고 사업 성장세도 주춤한 흐름이 나타났다. 지금까지 카카오의 주력 사업은 카카오톡 기반 광고지만 이와 관련해서 구조적인 개선도 필요해 보인단 진단이다.

홍 대표는 "광고가 가장 큰 비즈니스이긴 하지만 1%의 광고주가 70% 매출을 견인하는 구조가 근본적으로 개선돼야 하고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전략적 목표는 다양한 사업자가 톡채널을 통해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을 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현재 친구 1천명 이상을 가진 톡채널이 5만7천개, 1천명 이하 톡채널은 160만개로 이런 편중 현상을 완화하려면 중소 광고주까지 풀(pool)을 확대해야 한다고 보며 잠재력도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또 "톡스토어 판매자가 쉽게 톡채널을 개설하고 메시지를 발송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 중"이라며 "1천명 이상 친구를 가진 톡채널을 30만개까지 늘려 경기 둔화, 비수기 등 영향을 방어하면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체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거버넌스총괄(부사장)은 "대형 광고주의 예산 축소, 화재로 인한 기존 매출 감소, 신규 비즈니스 매출 반영이 지연됨에 따라 4분기는 광고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성장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디지털 광고 시장 내에서 성장 기회는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서비스 개편, 상품 고도화 등에 힘쓸 계획"이라고 했다.

/정유림 기자(2yclev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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