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를 베어 문 자국'...라우센버그 '코퍼헤드 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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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 이미지들은 구리를 베어 문 자국이다."
타데우스 로팍 서울은 "'코퍼헤드 바이트'연작은 라우센버그가 금속에 실크스크린 기술로 이미지를 찍어내고 아크릴 물감과 변색약품을 적용시키는 등 다양한 예술적 실험을 했다는 점 뿐만 아니라, 이후 그가 선보인 15개의 금속 작업들의 초석이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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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타데우스 로팍 서울, 3일부터 12월 23일까지 개인전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작품 속 이미지들은 구리를 베어 문 자국이다."
타데우스 로팍 서울에서 3일 개막한 미국작가 로버트 라우센버그(97)의 개인전은 그의 금속 작업들의 초석이 된 작품들을 한국에 첫 선을 보이는 자리다.
작가의 출발점이 된 '코퍼헤드 바이트(Copperhead Bites)' 연작 총 12점이 걸렸다. 1985년 구리 지지대를 활용해 나온 페인팅 작품들로 라우센버그가 몰두한 다양한 예술적 실험의 증거품이다.
타데우스 로팍 서울은 "'코퍼헤드 바이트'연작은 라우센버그가 금속에 실크스크린 기술로 이미지를 찍어내고 아크릴 물감과 변색약품을 적용시키는 등 다양한 예술적 실험을 했다는 점 뿐만 아니라, 이후 그가 선보인 15개의 금속 작업들의 초석이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고 소개했다.
'코퍼헤드 바이트'는 1984년 칠레에서 시작됐다. 당시 라우센버그는 구리가 칠레 경제에 중요한 원자재임을 알게 되면서 금속을 작품에 접목시킬 방안에 몰두했다. 칠레 북부 안토파가스타(Antofagasta)에 인접한 구리 광산과 주조 공장을 방문하여 다양하고 선명한 색조를 얻을 수 있는 변색약품 활용법을 전수받았다. 편평한 구리판 위에 이미지를 만들고 변색 기법으로 마무리 한 12점의 '코퍼헤드 바이트'를 제작한 배경이다. 금속에 실크스크린 기술로 이미지를 찍어내고 아크릴 물감과 변색 약품을 적용 연작은 1985년 처음 전시됐다. 이 연작은 이후 구리, 황동, 알루미늄, 청동 등 다양한 금속 지지대를 활용한 실험으로 혁신적인 작품을 탄생시켰다.
'코퍼헤드 바이트' 시리즈에는 동물, 건축물 파사드, 그래피티, 각종 표지판 등 다양한 도상들이 담겨있다. 이는 작가가 연구 차 칠레를 여행하는동안 촬영한 흑백 사진에서 추출한 이미지로, 당시 촬영한 6개의 사진 작품 또한 함께 전시된다.
포장도로와 자갈길은 한가로이 풀을 뜯는 말, 쌓인 코카콜라 병, 그리고 작가 작업 전반에 자주 등장하는 도상인 새 이미지의 배경으로 나타난다. 민첩하게 흩뿌려진 변색 약품들은 구리 판 위의 회화적 붓놀림 뿐만 아니라 금속 특유의 반사 성질을 담백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로버트 라우센버그는 60년이 넘는 작가 생활 동안 특정 사조로 구별되기를 거부했지만 추상 표현주의 이후 거의 모든 전후 미술 동향에 영향을 미친 선구자로 꼽힌다.
초기작 '콤바인'을 통해 회화와 조각, 핸드메이드와 레디메이드, 예술가의 손과 기계적으로 재생산된 이미지 간의 담론을 이끌어냈으며, 화면 내에 일상 오브제를 포함시키는 혁신적인 시도를 꾀하기도 했다. 작가는 이를 ‘거리에서 얻은 선물(gifts from the street)’ 이라고 칭하며 예술 작품의 경계를 재정의하고 확장하고자 했다.
라우센버그는 자신의 예술 활동 외에도 예술가와 창작 커뮤니티의 대변인으로서 활동하기도 했다. 1970년 9월, 예술가들을 위한 비영리 단체 Change, Inc.를 설립하여 경제적 위기에 놓인 예술가를 도왔다. 1984년부터 1991년까지 라우센버그 해외문화 교류 프로젝트(ROCI Project)를 추진했다. 멕시코, 칠레, 베네수엘라, 중국, 티베트, 일본, 쿠바, 소비에트 연방, 독일, 말레이시아 등 10개국을 방문하며 예술을 매개체로 문화 간 대화와 이해를 촉진하고 다양한 소통을 하고자 노력했다. '코퍼헤드 1985/1989' 전시는 12월23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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