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돼도 잊지 않을게” 추모객 울린 15세 희생자 친구들의 손편지

김휘원 기자 2022. 11. 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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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역 분향소 편지./김휘원 기자

“뜀틀도 잘 뛰고 아이돌을 닮은 예쁜 내 친구야, 20살이 돼도 1000살이 돼도 널 잊지 않을게.”

이태원 핼러윈 참사 발생 후 일주일이 되어 가지만, 사고가 일어난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출구 앞 분향소에는 추모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3일 오전 불교계의 추모 위령제가 열린 이곳에선 목탁과 염불 소리가 울려 퍼졌고, 흰 국화 꽃다발을 들고 지하철에서 내린 시민은 봉투에 담긴 편지를 꽃다발 옆에 놓으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곳 분향소에는 이번 사고로 떠난 피해자 중 가장 어렸던 15세 A양의 학교 친구들이 남긴 편지들도 놓였다. A양의 같은 반 친구들은 “널 추모하기 위해 교실에 ‘기억하는 방’을 만들었다”며 A양과의 추억들을 손글씨로 빼곡히 적었다.

“우리 초 1때부터 같이 다녔는데….” 로 시작하는 한 편지엔 “항상 등하교를 같이했는데, 나랑 다녀줘서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해”라며 친구를 향한 그리움과 고마움이 담겨 있었다. 또 다른 친구는 “진로 수업 때 네가 앉던 빈자리에 무심코 앉았다가 더 이상 네가 없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어서 울 것 같았어”라며 친구와의 이별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마음을 남겼다.

그날의 사고로 사망한 이들은 대부분 10대~20대의 나이였다. 이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듯 시민들은 편지와 꽃 외에도 초콜릿·과자 등 간식거리의 포장을 뜯어 분향소에 함께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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