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언에 정신과 치료" "특혜성 계약" DJ센터 질타 쏟아져

송창헌 2022. 11. 3.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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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채은지·박필순 광주시의원, 행정감사에서 집중 질의
피해자 육성 증언, 지인 챙기기 물증에 사퇴 요구도
사장 "사려 깊이 못했다, 공감능력 떨어져 깊이 반성"

광주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행정사무감사. (사진=광주시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광주시 산하 4대 공기업 중 하나인 김대중컨벤션센터(DJ센터)에 대한 9대 광주시의회 첫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사장의 욕설과 갑질 등 직장내 괴롭힘과 특혜성 지인 챙기기, 수익 악화 등이 도마 위에 오르며 강한 질타가 이어졌다.

이날 감사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이석증에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다는 피해자 육성 증언까지 공개되는가 하면 지인 챙기기가 불러온 특혜성 수의계약 물증까지 구체적으로 제시됐고, 사퇴 요구로까지 이어졌다.

광주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채은지 의원(비례)은 3일 DJ센터에 대한 행정감사에서 최근 노조가 공개한 김상묵 사장의 폭언과 갑질 사례와 피해자 증언 등을 토대로 사장의 직장내 괴롭힘 논란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채 의원은 "업무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싸가지 없는 것들'이라고 지칭하는가 하면 '(광주)시고 지랄이고', '할 일이 그렇게 없나', '가서 사고나 치지 말고', '할 일이 그렇게 없나'라고 반복적으로 폭언을 했고, 이로 인한 피해자가 심한 모멸감을 느껴야만 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장이 '(사장의) 말을 못 알아 먹고, 보고서를 너무 장황하게 만드는 등 일 처리를 제대로 못해 그랬다(폭언을 했다)'고 지목한 피해자는 경력 18년차 중견 직원에 근무평정이 평균 90점이 넘고 시장과 사장 표창도 3차례나 받은 직원"이리며 "업무 능력이 떨어지는 직원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심지어 김 사장은 피해 당사자에게 직접 사과의 말 한 마디 하지 않았고, 되려 사장실로 불러 '너가 일을 똑바로 하지 않고 이해를 못해서 빚어진 일'이라고 피해자 탓을 했다"며 "이는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강조했다.

채 의원은 피해자 육성 증언도 공개했다. 증거영상에서 한 피해자는 "지속적인 폭언 이후 과로와 스트레스로 이석증이 와서 쓰러졌고, 회사에 출근을 못한 지경에 이르렀다"며 "폭언을 들은 뒤에는 하염없이 울었다"며 말했다. 피해 직원은 이후 정신과 병원을 찾았고 "최소 3개월 간 안정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3일 열린 광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채은지 의원이 공개한 피해자 육성 증언 영상. 광주김대중컨벤션센터 직장 내 괴롭힘 피해 직원이 사장의 폭언 등 피해 사례를 육성 증언하고 있다. (사진=광주시의회 인터넷방송 캡쳐) 2022.11.03 goodcha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같은 상임위 박필순 의원(광산3)은 지인 챙기기용 수의계약을 정조준했다.

박 의원은 "지인과의 수의계약만 11건에 4000만 원이 넘는데, 배임 행위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시회 행사홍보비 예산으로 지인 A씨의 책, 그것도 발간된 지 한달만에 300여 만원 어치를 구입하고, 직원 교육에 업무 연관성이 적은 또 다른 지인 B씨의 법인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며 "명백한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행위로 보인다"고 질타했다.

또 "C전시회는 DJ센터가 전액 시비로 대행·추진한 사업인데도 이를 지인 D씨가 운영하는 외부업체에 최대 1억 원을 들여 맡기려 했다"며 "엄연한 부당업무 협의"라고 질타했다.

폭언 등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김 사장은 "'일을 잘 해보자'는 차원에서 한 발언들로, 지속적인 욕설 등은 없었다"고 부인하면서도 "사려깊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인 챙기기와 관련해선 "책 구매 지시를 하고, (지인 업체를) 소개한 건 맞다"면서도 "통상적인 사은품보다는 책 선물이 낫다는 생각이었고, 전문가 풀이 적다 보니 외연 확장 차원에서 지인을 소개한 것으로 사익을 챙긴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경영 실적도 도마에 올랐다. 채 의원은 "실무부서의 만류에도 불구, 신규 사업을 강행해 재정위기를 낳았다"고 지적했고, 박 의원은 "올해 당기순손실이 약 27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경영능력에 물음표를 던졌다.

박 의원은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을 이어받아 명명된 DJ센터의 사장은 기관의 상징성 때문에라도 민주 정신과 인권의식이 매우 높아야 할 것임에도 경영 악화과 도덕성, 직원 관리 리더십 측면에서 모두 실망스럽다"며 사장 사임을 촉구했다.

앞서 광주시 투자기관노조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2차, 3차 피해를 막고센터의 조기 안정을 위해 광주시가 신속하고 철저한 진상 조사를 나설 것"을 촉구하고, 김 사장에 대해서도 "폭언과 갑질을 진심으로 반성한다면 책임 있는 행동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한편 DJ센터는 2004년 개관 이후 초대 조영복, 2·3대 임의수, 4대 조병휘, 5대 신환섭, 6대 정종태, 7대 김상묵 사장까지 모두 코트라 출신 무역맨들이 사장직에 올랐다. 자본금 1766억 원을 광주시가 전액출자한 김대중컨벤션센터는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전시(Exhibition)의 4개 분야를 아우르는 호남 최대 마이스(MICE) 산업 전문기관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goodch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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